
그런데 최근 감자가 재미있다.
벨기에에서는 프렌치프라이가 프랑스가 아닌 벨기에가 그 원조임을 주장하면서 유네스크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신청 계획이다. 17세기 벨기에 나뮈르 지역 사람들이 뫼즈강이 얼어붙어 물고기를 잡을 수 없게 되자 어부들이 감자를 튀겨 먹은 일이 감자튀김의 유래인데, 제 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이 프렌치프라이로 잘못 소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 측에서는 대혁명 때 센강의 퐁뇌프 다리에 처음 등장하여 노점상에서 팔았다는 기록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감자를 둘러싼 두 나라의 뜨거운 경쟁이 재미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모제과업체의 꿀감자칩이 흥미롭다. SNS에서는 그 과자를 구했느니 못했느니 얘기가 온종일 나오고 각종 루머가 떠돈다. 또한 인질마케팅이라고 소비시장의 유통체계를 비판하기도 하고, 최근 경쟁업체에서는 유사한 과자를 출시했다는 소리도 들린다.
그리고 또 하나, 마트에서 감자와 꿀, 식용유의 판매가 급증했다는 소식이다.
감자칩 찾기에 지친 소비자들이 감자칩 요리에 직접 도전하면서 그 재료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12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최근 한달기간 감자와 꿀, 식용유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23%, 84%, 26% 증가하고, 조리법(레시피)도 접속 조회수 10만건을 넘었다고 한다. 이 같은 수요에 맞춰 홈플러스는 17일까지 전국 140개 점포에서 제주 햇감자와 꿀, 식용유에 대하여 할인 혜택을 마련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마트에서 볼 수 있는 제주 햇감자는 칩용으로는 적당하지 않다.
일반 식용감자는 맛이 좋고 예쁘게 생긴 것이 좋은 감자이지만, 감자칩용은 건물률 즉, 감자의 수분을 제외한 성분이 18%이상 되어야 하고, 감자 성분 중 환원당 함량이 0.25%로 낮아야 한다. 200℃이상의 고온에 튀길 때 환원당(glucose, fructose)이 아미노산과 반응해서 갈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고운 색을 얻기 위해서는 환원당 함량이 낮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제주에서 재배되는 것은 대부분 일반 식용감자이다.
금년에 우리 제주농업기술원에서는 ‘탐나’라는 감자 품종을 개발하여 특허청 품종특허 출원(출원번호 10-2014-0090609)과 국립종자원 품종보호 출원(출원번호 2014-407)을 완료한 상태이다. 이 ‘탐나’ 감자가 쪘을 때 단맛이 아주 좋으며 칩 가공용으로도 우수한 감자 품종이다. 게다가 모양도 예쁘고 수량도 많고 제주에서 1년에 두 번 재배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다.
‘탐나’는 실증재배를 거쳐 2016년부터는 일반농가에 보급 될 예정이다.
아마도, 내후년부터는 제주 햇감자로 만든 진짜 맛있는 꿀감자칩을 먹을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