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일하며 살아야 하는 건 잘 알지만 쉽지 않다. 봉사를 특별하고 거창하게 뭔가를 확 바꿔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봉사가 어렵다. ‘나중에, 다음에, 돈 벌면’하다가 인생을 다 살아 버리게 되는 것이다.
사실 나는 봉사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봉사가 나를 희생하여 남을 돕는 의미라면, 나는 나의 즐거움을 위해 봉사하는 것일 뿐이다. 그 즐거움이 넘쳐 다른 사람까지 이롭게 만드는 것이 진정한 봉사라고 나는 생각한다. 스스로 만족하고 즐거워할 때 남에게도 진정한 의미의 ‘도움’이 되는 것이다. 나의 즐거움과 타인의 이로움이 딱 맞았으니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을까?
몇해전 아들 학교에서 봉사하는 프로그램에 참가신청서를 내고 아들과 함께 평안요양원에 봉사활동을 다녀 왔던 것이 아련한 추억으로 떠올려본다. 처음에 아이는 서먹서먹하여 어르신들을 어려워 하였으나, 어르신들이 우리 손주 왔구나? 하면서 반기시고 아이에게 말도 시키자 서로간의 서먹했던 감정이 없어지고 웃으면서 어르신들과 손을 잡고 봄나들이 고사리 꺾기 체험을 하며 마냥 즐거워 하신다.
어르신들과 식사도 같이 하면서 손주처럼 정답게 말씀도 해 주시고 점심식사 후 노래 봉사단체가 와서 어르신들과 아이들은 함께 춤도 추고 율동도 하면서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봉사는 일생 동안 조금씩 이뤄가야 하는 것이다. 좋은 일은 꼭 물질적인 베푸는 것만이 아니라, 남을 향한 미소, 따뜻한 말 한마디도 좋은 일이다. 나로 인해 다른 사람이 피해를 입지 않게 하는 마음가짐이 차곡차곡 쌓여 다른 좋은 일로 발전하게 된다.
좋은 일이나 봉사는 나이 들어 시간날 때 하는 일이 아니다. 좋은 일은 힘이 있을때 해야 더 값지다. 잘하려고, 거창한 것부터 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야금야금 내가 힘들지 않는 선에서 해 나가야 쉽다. 젊을 때는 쉬운 일이 늙어서 하려면 어려운 것들이 있다.
봉사도 그 중 하나다. 그게 마음대로 잘 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미소 짓기만 해도 베푸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그 후 세월이 흐르면서 따뜻한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고마운 선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는 하나의 일에 집중하며 사는 데도 바쁘다. 늘 시간이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행복을 즐길 시간은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내가 즐거워야 좋든 나쁘든, 나에게 닥친 이 순간에 충실할 때만이 인생은 즐거워진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사랑하라.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라. 지금 만나는 사람을 사랑하라.“라고 톨스토이는 말했다.
“그냥 받아들이고, 상대방에게 다가서며 그저 사랑하면 되지 않을까요? ”
봉사를 하면서 모든일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남에게 양보하는 마음, 너그러운 마음을 늘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