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따뜻한 차를 준비하고 늘 가던 쇠소깍으로 달려갔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그 바다, 파도소리는 나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었고, 비가 더 커지면 차 안에서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좋아서 한참을 있다가 훨씬 가벼워진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자연이 우리에게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처럼 하물며 사람에게서의 따뜻한 말 한마디, 환한 웃음, 말없이 어깨를 다독이는 그 마음만으로 받는 위로는 오죽이나 크고 넓을까?
내가 영천동 새마을부녀회장직을 맡고 주민센터를 방문할 일이 많아지면서 문을 열고 들어설 때면 제일 먼저 들여오는 익숙한 그 목소리, 전에 TV에서 ‘칭찬합시다’라는 프로그램처럼 나에게 그 기회가 온다면 추천하고 싶은 바로 그 사람 “안녕하십니까?”의 주인공 “조영삼” 복지도우미이다.
늘 환한 미소와 함께 반갑게 인사를 건내고 차 한잔을 권하고 전화 통화를 할 때면 마지막은 항상 “감사합니다.”로 끝난다.
그 인사는 몸에 배어진 자연스러움 그 자체!
비단 내가 느끼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 주민센터를 찾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나는 장담한다. 또 주위에서 얘기들은 그렇게 하고...... 그래서 그는 분명 “미소천사!”라 할 만하다.
우리 새마을부녀회원들이랑 어려운 이웃돕기 결연사업으로 반찬이랑 생활용품들을 준비해서 방문할 때면 항상 우리보다 앞서 어르신들을 부르면서 방문을 열었고, 선뜻 나서기가 어려운 남자 어르신을 찾아갈 때면 불편한 몸임에도 불구하고 그 분은 벌써 안부를 묻고 자리를 살피고 가지고 간 먹거리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어떤 때는 죄송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내 입장에서는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할 뿐이다. 어쩌면 그 분이야말로 우리에게서 위로를 받고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들어야 할 분인데 저렇게 하기까지 그 마음 다스려 오늘까지 오기가 그리 쉬었겠는가!
나는 그저 옆에서 아쉬운 마음 내주는 것, 그리고 항상 내일을 꿈꾸는 그 분이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해 하고 그 꿈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빌어주는 그 마음 하나 더 얹는 것 밖에는......
조영삼 ! 그 분이 누군가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는 사람인 것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웃음으로 떠올릴 수 있는 부지런한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해본다.
뒤늦게 영천동을 떠난다는 소식에 많이 아쉽지만 어디에 있든지 빛나는 미소가 있기에 힘찬 박수를 보내고 싶다.
어느 작가 책 제목처럼 나는 “참 좋은 당신을 만났습니다.”는 말로 그와의 이별을 아쉬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