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수필의 세계화를 목표로 하는 <수필과 비평>은 2014년 11월호에서 제157호 신인상 당선작 4명을 발표했다. 김 씨는 ‘초가집이어도 좋다’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씨의 작품은 유년 시절 고향의 초가집을 소재로 삶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심사위원인 유인실 교수는 심사평에서 “<수필과 비평>은 작품 수준, 신인다운 치열한 작가정신, 앞으로 창작활동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작품을 신중하게 검토하여 신인상을 결정했다”며 “이 글은 인간의 ‘근원의식’을 배면에 깔고 있다. 모든 근원을 향한 움직임은 삶의 의지를 용천수처럼 수직으로 확산시킨다. 화자의 삶이 평범한 일상적 삶을 다른 차원으로 확장시킬 수 있었던 것도 그러한 의식의 힘이 작동되었기 때문이다. 차분하고 진지하다.”고 평했다.
김씨는 “고마움과 함께 책임감이 밀려온다. 억새를 흔들고 온 바람이 당근마을 초록들판을... 가슴속을 꽉 채운 채 때를 기다리던 지난날의 흔적들을 꺼내놓고 싶어 글쓰기를 시작했다.”며 “가을바람에 당근이 여물듯, 늦깍이에 시작한 글쓰기를 차곡차곡 완성시켜 보리라 생각하니 기쁘다. 성실하게 글쓰기 하는 것이 보답이라 여기며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백윤씨는 구좌읍 하도리 출생으로 수년간 고향을 지키며 지역 발전에 앞장 서 오고 있다.
“동네에 새마을 사업이 한창이던 나의 유년 시절, 이웃사람들은 초가지붕을 걷어내고 슬레이트 지붕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마당도 시멘트로 포장하였다. 얼마 안 가서 지붕이 거의 바뀌었지만 우리 집은 초가집 그대로 였다. 지붕을 교체 못해도 마당만은 시멘트로 포장해줬으면 하는 게 어린 나의 바람이었다. 마당에서 팽이 치며 친구들과 놀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어느 날 동네 집들은 거의 시멘트로 마당을 정리하였는데 우리 집만 잔디를 심은 이유를 어머니께 여쭈어 봤다. ‘초가집은 잔디가 적격’이라며 알듯 모를 듯한 웃음을 지으시던 어머니의 얼굴이 지금도 생생하다.<중략...> “마을이 조용하다. 그 전 같으면 아이들 노는 소리로 시끌벅적했을 텐데, 지금은 나이 많은 분들만이 지키고 있다. 지워져가는 옛것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 볼 때가 아닌가 싶다. 화창한 하늘 아래서 아내가 빨래를 널고 있다. 푸른 융단처럼 잔디가 깔린 마당을 가로질러 빨래 그림자가 팔랑거린다.”<초가집이어도 좋다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