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관광공사(사장 최갑열)는 지난 25일 김녕어울림센터에서 도민과 관광객, 마을주민 등 약 1천5백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김녕·월정 지질트레일 길 열림 행사’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박재철 제주시 부시장, 최갑열 제주관광공사 사장, 강만생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질트레일 추진위원회 위원장 등 주요인사 외에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한국지질환경연구원, 한국지구과학회를 비롯한 국내 최고의 지질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해 새로운 지질트레일 개통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었다.

박재철 제주시 부시장은 축사를 통해 “지질트레일은 관광으로 인한 수익이 마을로 직접 환원되는 지역밀착형 관광상품으로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만큼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며 ”제주인의 삶의 원형을 만날 수 있는 곳이라 제주에서도 지질적으로도 민속, 문화적으로도 의미 깊은 곳인만큼 이번 행사를 계기로 농촌의 6차 산업화를 통한 마을 소득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녕·월정 지질트레일은 총 14.6km로 김녕어울림센터를 출발하여 도대불, 김녕본향당, 궤네기당과 입산봉, 조른빌레길, 진빌레정, 당처물동굴, 월정카페거리 등을 돌아 다시 김녕어울림센터로 돌아오는 순환코스이다.

코스 걷기 행사는 세계자연유산이자 세계지질공원 핵심명소인 만장굴을 최초로 탐사해 세상에 알린 꼬마탐험대 어르신들의 선창으로 시작됐다. 꼬마탐험대는 1946년 부종휴 교사와 함께 만장굴 탐험에 나섰던 같은 반 학생 30여명으로, 이번 행사에는 이 중 다섯 명의 어르신들이 참석해 만장굴 마을인 김녕과 월정에서 열린 이번 트레일의 개통을 축하해주었다.
이번 길 열림 행사를 위해 제주도를 찾았다는 한 탐방객은 “무작정 길을 따라 걷는 도보길만 다녔었는데 중간 중간 해설을 들으니 지금까지 다녔던 많은 길에도 소중한 이야깃거리가 숨어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각 포인트별 다양한 지식과 마을에 대한 궁금증을 그 때 그 때 풀 수 있어서 길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행사장 주변에는 다채로운 체험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동부보건소 마당에 자리한 건강빌레정원에서는 맨발로 빌레와 송이를 밟아볼 수 있는 이벤트가 마련돼 많은 탐방객이 몰렸다. 아울러 청굴물에서 진행된 대나무 낚시대 만들기 체험에는 많은 학생들이 몰려 옛 어른들의 지혜와 생활상을 배우기도 했다. 실제 많은 탐방객들은 대나무 낚시대로 물고기를 잡아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치러진 돗제는 많은 관람객들이 몰려 지역문화 축제에 대한 도내외 탐방객들의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돗제는 선사시대부터 전해져온 마을공동신앙으로 마을 농경을 관장하는 궤네기또 신에게 돼지를 통째로 바치던 제의다.
이번 돗제에서는 탐방객들이 쓴 소원지를 심방(무녀)이 직접 태우고 하늘에 기원해주는 비념행사까지 이어져 많은 탐방객들의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돗제가 끝난 이후에는 지오푸드 시식행사도 진행됐다. 김녕 지역 대표 지오푸드인 몸죽은 돗제를 하기위해 돼지고기를 삶았던 국물에 모자반과 조를 넣어 여러 사람이 함께 나눠먹을 수 있도록 만든 음식이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공동체 생활을 중요시했던 마을 주민들의 따뜻한 마음씨까지 엿볼 수 있어 더욱 뜻 깊은 나눔이 되었다는 후문이다. 지질트레일 완주 후 허기진 탐방객들에게 큰 인기를 누려 준비한 700여분 몸죽이 30분 만에 전량 소비되기도 했다.
제주관광공사는 행사 당일 선보인 몸죽과 우미, 멜요리에 대해 추후 마을에서 직접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지질트레일 코스 중간에는 지역주민들과 함께 준비한 다양한 문화행사도 펼쳐져 탐방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마을 주민들이 빌레를 손수 깨면서 개간한 밭들이 주변에 펼쳐져 있는 조른빌레길에서는 아름다운 오카리나 연주가 탐방객을 맞이했다. 또한 김녕·월정 지질트레일 공식 쉼터인 진빌레정 옆에서는 아름다운 현악 공연이 펼쳐져 많은 탐방객들의 발걸음을 잡았다.
한 탑방객은 “밭담과 바다가 어우러져 놀라운 풍경을 자아내는 진빌레정에 앉아 땀을 식히며 노래를 듣고 있노라니 저절로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이다”며 “처음 참가하는 지질트레일이라 어떤 행사가 있을지 궁금했는데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든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주민과 더불어 상생하는 착한 여행, 자연을 감상만 하는 것이 아닌 학습하고 보전하는 생태관광에 대한 관심이 김녕·월정 지질트레일에 대한 높은 참여로 나타난 것 같다"며 “지질트레일이 제주의 새로운 관광 아이콘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마을 주민들과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녕월정 지질트레일은 사전 신청 없이 누구나 원하는 시간 때 걸어볼 수 있는 도보길로 해설사 동행을 원할 경우 홈페이지(www.jejugeopark.com)에서 신청할 수 있다. 리플릿과 해설서 등은 지오인포인 김녕어울림센터와 월정리사무소에서 수령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