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내가 아는 우도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섬으로 그 잠재력을 이끌어 내는 원동력은 포클레인이 아니라 주민자치에 있다는 걸 깨닫게 해 준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시작한 주민자치프로그램이 “마을페인팅”이다. 우도창작스튜디오 작가와 지역주민, 관광객이 함께 만들어 가는 프로그램으로, 4월에 선보인 첫 작품은 우도의 관문 천진항에 구무대 벽화로 이미 우도의 명소로 자리 잡아 현재는 인터넷에 “우도”하면 나오는 상징이 되었다.
지금 두번째 마을페인팅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다. 우도 주민자치센터 2층에 마련된 작은 도서관을 아이들의 동심과 부모님의 사랑으로 색칠해 나가는 작업이 그것이다.
이번 작업은 우도초․중학교 학생들이 꾸미는 우도의 하늘을 담은 작은 도서관 꾸미기, 샐린의 바디맵 수강생들과 함께하는 바디맵 재현 벽화작업, 우도비양동 어르신과 함께하는 비양동 골목벽화작업으로 진행되어 노후하고 을씨년스럽기까지한 도서관 가는 길과 동네안길을 환하고 아름답게 탈바꿈시켜 놓을 것이다.
혹자는 천지에 널린 게 벽화이고 시설비로 후딱 어디에서나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냐고 할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엄연히 다르다.
첫째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냈다. 우도의 아이들과 부모님 30여명이 자기만의 도안을 넣기 위해 방과후 참여하여 붓을 잡았고 자원봉사를 통해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둘째, 적은 비용으로 나무랄데 없는 작품성 있는 벽화를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장소에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다. 우도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라는 지역자원을 십분 활용하였고 대부분이 자원봉사로 이루어지고 있어 첫 작품만 해도 시설비의 5분의1정도 비용으로 완성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주민자치를 주민들에게 가르쳐 주고 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지속가능하며 지역자원을 활용 마을을 이롭게 하고 보람과 행복을 심어줄 수 있는 것이 주민자치임을 조금씩 시나브로 알아가게 하는 것이 이 사업의 앙큼한 목적이다. 참여했던 이들이 “내가 했던 그 페인팅이 주민자치였구나” 하는 것을 깨닫는다면 마을페인팅은 나비효과처럼 주민과 지역사회를 변화시켜 나가는데 작은 날개짓이 될 것이다.
지역주민들이 이번에는 아나바다 장터를 매월 열기로 했단다. 변화는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