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글날을 알차게 보내고 싶다면 제주목관아를 한번 찾아가보는 것은 어떨까. 이날 오후 1시 ‘제주목관아’에서는 어린이 과거시험 “일필휘지(一筆揮之), 장원급제를 꿈꾸다”가 개최된다. 50명의 초등학교 4~6학년의 어린이들이 유건∙도포를 착용한 선비가 되어 서술형(백일장) 과거시험을 보고 6명의 과거급제자를 선발해 시상도 하게 된다. 과거시험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과거의 인재등용의 방법과 유교적 가르침을 되새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이다. 과거시험 재현 행사에 더불어 ‘어린이 난타, 태권도시범, 마술공연, 서예양초체험, 국궁체험 등’의 부대행사도 진행되기 때문에 과거시험을 직접 치르지 않는 어린이와 학생, 부모님, 관광객 등도 행사를 신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제주목 관아 어린이 과거시험’은 조선시대 관덕정에서 ‘승보시’라는 과거시험을 실시한 모습을 그린 '탐라순력도'의 '승보시사'를 재현하는 행사이다. ‘승보시사’는 1702년(숙종 28) 윤6월 17일에 관덕정에서 이형상 목사 자신이 시험관이 되어 시행한 시험장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승보시는 본래 성균관 유생들에게 치러진 소과(小科)의 초시(初試)에 해당하는 시험인데, 지방에서는 개성, 제주, 수원에서 시행되었고, 제주에서는 매년 2명을 뽑아서 소과 복시(覆試)의 응시자격을 주었다고 한다.
조선의 과거시험에는 문과, 무과, 잡과 등이 있었는데 이중에 문과(대과)는 생원∙진사시(소과)에 합격한 사람만이 응시할 수 있었다. 소과는 초시와 복시로 나누어지며 소과에 합격하면 성균관 입학자격을 주고 하급관리로 채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대과는 초시, 복시, 전시 순으로 진행되는데, 초시에서는 각도의 인구비례에 맞게 200명을 뽑아 복시에서 33인을 선발하고, 마지막으로 왕 앞에서 시험을 보는 전시를 통해 순위를 매겨 장원 급제자를 선발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하루를 만들려 하는 제주목 관아 어린이 과거시험 “일필휘지(一筆揮之), 장원급제를 꿈꾸다”를 통해 제주도민 모두가 한글날을 알차게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