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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주문하고 기억을 계산하십시오
추억을 주문하고 기억을 계산하십시오
  • 영주일보
  • 승인 2014.09.04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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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람 제주시청 지역경제과

▲ 진보람 제주시청 지역경제과
- 전통시장에서...... -

늘 이맘때쯤이면 설레는 마음은 무슨 까닭일까요? 가을이라서 일까요? 아니면 명절이 다가와서 일까요? 명절이면 오랜만에 가족들 만날 생각에도 들뜨지만, 항상 어린시절 새옷을 입을 수 있다는 생각에 들뜬 마음을 기억합니다.

버스비 아끼느라 웬만한 거리는 걸어다니고, 구멍난 양말 한켤레도 꿰매 신던 시절이지만 명절만큼은 어머니 손잡고 시장에서 이옷도 보고, 저옷도 보고, 명절음식을 위한 장도 보고 행복해 하던 기억이 가득합니다.

그때 시장은 천상의 세계였지요. 시장은 정말 사람 사는 맛이 있었지요. 늘 북적북적거리고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 사이의 가격 실랑이마저 지금 생각해보니 행복이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다리품 팔아가며 가격 실랑이에 언성을 높이며 물건을 사고팔던 시절과 비교할 수 없어졌지요. 문밖만 나가면 마트가 있어 구하지 못할 물건이 없고, 컴퓨터만 켜면 온라인 매장에서 ‘오늘만 이가격’이라는 문구에 매료되어 물건을 사고, 또 TV만 켜면 ‘매진임박’이라는 네글자에 급한 마음이 들어 전화걸기 바빠지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뿐 아닙니다. 휴대폰으로는 뜬금없이 세일안내 문자가 날아드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요즘 현대인이 사는 풍경입니다. 문득 사람사는 냄새가 나던 추억의 시절이 그리워집니다.

당신은 그 옛날의 추억을 주문해 본적이 있습니다.?
당신은 시장 아주머니 미소에 값을 치러본 적이 있습니까?

동문시장에 들러 보십시오. 어린시절 호호불며 먹던 호떡이 있습니다. 여기서 추억을 주문하십시오. 수산시장에도 들러 보십시오. 할머니가 두고 간 전복이며 소라가 가득 있습니다. ‘깎아주세요‘라며 가격흥정의 재미와 상인과의 정을 느껴보십시오. 민속오일시장도 빼놓을 수 없겠지요? 뻥튀기 소리에 정신이 바짝 들고, ‘골라골라’ 상인아저씨 목소리에 아마도 깜짝 놀랄 것입니다. 그리고 곳곳에 숨어있는 골목시장을 찾아보십시오. 그옛날 부대끼면 살던 시절의 추억과 웃음소리가 당신과 함께 할 것입니다. 거기에서 추억을 주문하십시오. 그리고 투박한 손과 거친 말씨에 숨은 고운 미소값을 함께 계산하십시오

올레길을 다녀올 때 시장에 들러 옛추억과 즐거움을 함께 계산하면 어떨까요? 오름다녀 오는 길에 시장에 들리고서 추억의 걸음걸음을 함께 계산하면 어떨까요? 아마도 전통시장 상인들은 당신의 부모님이나 존경하던 분이 보내신 안부를 묻는 전도사일지도 모릅니다.

한가위에 즐거운 가족나들이 계획을 잡고계신가요? 푸근한 인심과 화사한 미소가 가득해 사람사는 맛이 나는 전통시장에서 추억을 주문하고 기억을 계산하세요. 당신 마음의 행복이 넝쿨 채 들어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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