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권은 상품이면서 동시에 준조세적인 성격을 가진다. 세금이지만 사람들은 자발적, 심지어는 적극적으로 그 세금을 납부한다.
복권이 고전 경제학자들을 골치 아프게 만드는 독특한 존재인 것은 그만큼 복권의 유혹이 강력하기 때문이다. 복권산업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것은 이렇게 복권이 사행심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흔히 간과하는 복권의 이면이 존재한다. 복권의 사행성 때문에 복권은 기금으로 운영되며 공적 규제를 많이 받는다. 그만큼 다른 재화나 용역처럼 과도한 매출 증가를 추구하는 것이 오히려 어렵다. 공익을 목적으로 하다 보니 기금이 감소되어 안정적 재원조성이 어려워질 수 있는 것이다.
복권의 경우 다른 사행산업에 비해 환급률(매출 중 상금으로 지불되는 비율)이 현저히 낮다. 경마, 경륜, 경정 등의 70%를 상회하지만 복권의 경우 50%정도 수준이다. 이것은 그만큼 복권 수익이 공익사업에 많이 쓰인다는 의미이다. 우리가 1,000원 짜리 복권 한 장을 사면 당첨 상금 500원, 복권 운영비용 100원을 제외한 400원이 저소득층 주거 안정, 소외계층 복지 등에 사용된다.
복권은 사행성 조장하는 역기능보다는 어려운 이웃을 위한 생활 속의 작은 기부로서 사회적 나눔이라는 순기능을 더 많이 갖고 있다. 작은 금액으로 큰 행운에 대한 기대도 즐기고 따뜻한 나눔도 실천할 수 있다.
복권 한 장을 구입하는 것은 기부의 실천이다. 그리고 그 실천은 복권의 긍정적인 측면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공감하는 것에서 출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