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근 후 직장인들은 보통 가족들과 둘러 앉아 예능, 드라마 등 TV프로그램을 시청하며 하루의 지친 노고를 푼다. 이에 TV프로그램 PD는 좀 더 다양한 감동과 재미를 선사하기 위해 방송국에서 여러 가지 아이템을 기획하며 머리를 싸매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PD는 방송국뿐만 아니라 지역주민과 가까운 주민자치센터에도 존재한다. 그 PD는 바로 언제든지 찾아와 직접 마주볼 수 있는 주민자치프로그램 담당자이다. 방송국 PD처럼 약자를 딴다면 L(Local) P(Program) D(Director)쯤 될 것이다. LPD는 주민들과 가까운 곳에서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여러 가지 여가ㆍ취미프로그램을 기획한다. LPD는 공무원이 될 수도, 민간전임자가 될 수도 있는데 우리 서홍동의 경우는 전담공무원인 내가 LPD가 되어 생활중국어 외 9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 동 프로그램은 수강료가 무료여서 주민들이 언제든지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내에서 결성된 동아리가 지역사회 소규모 축제에도 출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하모니카 프로그램 내 소리모아 음악동아리는 지난 해 전국 주민자치센터 문화프로그램 경연대회에 제주특별자치도 대표로 출전해 3위에 입상하기도 하였다. 주민자치프로그램은 대부분 성인대상으로 하는 것이 많으나 하모니카동아리, 중국어교실 등은 초등생부터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지역주민들이 한데 어울릴 수 있어서 어린이들은 예의범절을 배우고, 어르신들은 생활의 활력을 찾을 수 있는 자리가 되어, 개인주의가 팽배한 요즘 시대에 ‘소통’이라는 연결의 끈 역할을 해주고 있다.
이 끈의 매듭을 잘 짓기 위해 나는 첫째. 다양한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둘째. 현장에서 여러 참여자들이 제시하는 각기 다른 의견을 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셋째. 사소한 것 하나라도 기획자의 사고를 가지고 행동하여 서홍동주민자치센터의 발전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의 복지에도 힘쓰도록 노력할 것이다.
따스한 오후. 이제는 방안에서 TV의 주인공을 구경하는 것보다 아이와 손잡고 프로그램에 참여해보는 것을 어떨까? 이 LPD가 모두를 캐스팅하여 직접 노래도 부르고 악기도 연주하는 프로그램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줄 것을 약속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