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나는 어민들은 배만 있으면 바다에 나가 물고기를 잡고 그 것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바다에 나가 물고기를 잡아 판매하려면 일정한 조건을 갖추어 어업허가를 받고, 그 에 맞는 어업방법을 통해 물고기를 잡아 수익을 얻는 것이었다. 그런 허가업무를 내가 하는 것이었다.
쉽지 않은 업무였지만 좋은 전임자 덕분에 하나하나 꼼꼼히 업무를 배울 수 있었다. 그러나 몇 달이 지났을 때 나에게 커다란 난관이 부닥쳤다. 그것은 지난 60여년간 사용해오던 종이어업허가증을 IT시대에 맞춰 어업허가, 어선정보, EEZ허가정보, 면세유공급, 출입항신고 등의 정보를 수록한 최첨단의 전자카드식 어업허가증으로 바뀌는 것이었다. 그리고 종전에 어선마다 달랐던 허가일자도 한날 한시에(2014.01.01.) 허가하는 것이었다.
기존의 종이어업허가증은 보관도 쉽지 않고 바닷물에 의한 훼손이나 컬러복사 등을 통한 위․변조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IC 칩 기반의 전자허가증은 휴대가 간편하고 복제가 어려우며 리더기를 통해 카드에 내장된 정보를 바로 확인함으로써 위․변조에 따른 불법어업을 효과적으로 단속 가능하게 하였다. 또한 어선별로 제각각이었던 어업허가기간을 같은 날로 통일하여 허가함으로써 어업인들의 편의증진 및 어업활동에 종합적인 관리에도 효과적이다.
전자허가증 발급을 시작하면서부터 서귀포시의 전 어선 소유자 및 어촌계, 수협, 선주협회, 해경 등에 일일이 공문을 보내서 협조를 구하고 새로운 어업허가증 발급을 위한 신청을 받으며 눈코 뜰 세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그러한 노력 끝에 2014년 3월 18일부로 서귀포시 전 어선의 어업가증을 종이어업허가증에서 전자카드식으로 전환을 완료할 수 있었다.
요즘 퇴근 무렵 서귀포 앞 바다에 불 밝히고 고기잡이에 열중인 어선들을 보면 저기 보이는 어선들도 내가 발급한 어업허가증을 가지고 조업하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한 마음이 든다.
그리고 지면을 빌어 전자허가증 발급에 적극 협조하여 주신 어민들과 유관기관에 고마움을 전하고, 아울러 모든 어선들의 안전조업과 풍어를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