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우화는 영국의 철학자 흄의 사회의 구성원이 극도로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할 때, 그러한 행동이 합리적인 선택처럼 보일지라도 실제로는 모두의 이익을 저버린다는 것을 설명한 얘기다. 두 이웃은 개인적으로는 서로 너무나도 계산적이고 합리적으로 행동했지만 결과적으로 공통의 이익이 무너지게 되었다.
얼마 전, 우리 눈앞에 펼쳐진 쓰레기 대란을 보며 나는 이 우화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쓰레기 배출에 사용되는 종량제 봉투 구입과 분리배출을 위한 나의 시간 투자는 합리적이지 못한 행태일 수 있다. 어차피 옆집도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고 있지 않으며 굳이 나의 돈과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나의 쓰레기는 남의 노력에 무임승차되어 처리된다. 결국 우리는 몰상식한 분리배출 불이행으로 인해 수거가 중단되어 아수라장이 된 클린하우스 때문에 악취에 시달리게 되었다. 세계적인 환경의 섬 제주에 사는 우리들의 무책임한 자기이익추구가 낳은 결과였다.
신뢰나 호혜정신 같은 사회적 자본은 우리 구성원들에게 사회 질서유지를 가능하게 하는 밑거름이 된다. 이러한 사회적 자본은 서로 상승효과를 보이며 선순환 혹은 악순환을 거듭하게 되는데 현재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보이는 믿음의 파괴와 무책임한 약속불이행은 악순환만을 불러온다.
우리 제주의 미풍양속 중 하나인 수눌음은 이웃에 대한 믿음과 호혜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세계환경수도를 꿈꾸는 현재의 제주에 필요한 정신이 바로 이런 상호신뢰다. 서로 신뢰하고 자신을 희생하는 수눌음 정신처럼 공동선을 향한 우리 모두의 노력이 절실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