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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너무나 따스한 당신들을 기억하겠습니다.”
[기고]“너무나 따스한 당신들을 기억하겠습니다.”
  • 영주일보
  • 승인 2014.01.22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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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환 서귀포시 주민생활지원과장

▲ 박성환 서귀포시 주민생활지원과장
곧 설 명절이 다가온다. 해마다 이맘때면 비록 생활에 여유가 없지만 적잖은 사람들이 주변의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크든 작든 사랑의 손길을 내민다. 생각만 해도 가슴 훈훈한 일이다.

설을 앞두고 서귀포시에서도 매년 이웃돕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번 설에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각 2억5천만 원으로 작년 수준과 동일한 총 5억 원의 성금 모금을 목표로 캠페인을 벌여 나갈 계획이다.

이 밖에도 서귀포시는 연중 나눔문화 조성을 위해 관내 17개 읍면동이 참여하는 「디들엉 나눔문화 프로젝트」를 추진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10억 원 목표에 23억 원을 모금하였는데, 여기에는 독지가와 기업체 등의 후원이 큰 힘이 되었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이러한 관심과 정성에도 어렵게 살아가는 이들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복지 혜택은 점점 좋아지는 것 같은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격조건이 안 돼서 혜택을 못 받거나 혜택을 받더라도 아주 어렵게 살아가는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만큼 서민들의 생활이 갈수록 힘겨워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최근에는 이런 일이 있었다. 어려운 생활형편 탓에 전기세조차 내지 못하고 있던 안모 할머니의 딱한 사정을 듣고 주민생활지원과 직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성금으로 체납된 요금을 대신 납부한 일이 있었는데, 며칠 전 그 할머니가 떡과 함께 직접 비뚤배뚤 쓴 편지를 들고 사무실로 찾아왔다. 편지 내용은 이랬다. “감사한 마음을 무엇으로 보답해야 할지, 너무나도 따스한 당신들을 기억하겠습니다. 영원히…”.

모금한 액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사회의 작은 관심과 사랑이 누군가에는 영원히 잊지 못할, 살아가는 큰 힘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해마다 수천만 원을 14년째 기부해 온 전주의 ‘얼굴 없는 천사’가 세밑을 따뜻하게 달궜다. 그의 선행이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이후 익명의 기부자가 크게 늘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이 때문에 전주 사람들은 ‘누가 자신에게 전주의 자랑거리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주저 없이 ‘얼굴 없는 천사’를 첫손에 꼽을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다는 얘길 들었다.

‘곳간에서 인심이 난다’고 했다. 어려울 때일수록 힘들게 살아가는 이웃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어려운 이웃들이 추운 겨울과 민족의 명절인 설 연휴를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각자의 처지에 맞게 십시일반으로 나눔을 실천했으면 한다. 이번 설에는 우리 서귀포시에도 지역사회를 밝히는 ‘얼굴 없는 천사’가 많이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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