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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은 손길에서 전해지는 베풂의 미덕”
[기고] “작은 손길에서 전해지는 베풂의 미덕”
  • 나는기자다
  • 승인 2013.12.12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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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연 건입동 주민센터 실무수습원

▲ 김재연 건입동 주민센터 실무수습원
건입동으로 발령받은 첫날, 주민센터를 방문하면 민원인 입장에서 찾아갔던 내가 직접 실제로 민원대에 앉아 ‘어서오세요’라는 말은 하는 설렘이란 참 묘했다.
집에 와서도 얼마동안이면 내 자리가 익숙해 질 수 있을까 고민을 하면서 잠든 적도 있는데 벌써 4주차가 되었다. 그 동안 나의 마음 한켠에는 설렘, 걱정, 긴장 등이 복합적으로 있었지만 가장 크게 느껴지는 마음은 뭉클함이었다.

최근 나는 기초생활보장법으로 지원받고 있는 주민분들과 한부모가족지원 대상자분들을 위한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의 사업으로 매입임대주택 입주자 신청을 받게 되었다. 신청을 받으면서도 현재 살고 있는 열악한 주거의 형태, 외롭고 쓸쓸한 가족들의 현실, 생계를 잇기에 부족한 수입 등을 알게 되면서 표현하기 힘든 답답함과 가슴 아픔을 느끼게 되었다.

그렇게 접수가 끝난 다음 날, 어떤 할머니께서는 5만원권으로 200장이 넘는 돈뭉치를 찾아 들고오시고는 매입임대주택 신청으로 하시겠다고 큰 눈으로 간절하게 부탁하셨다. 접수는 이미 끝났고 그 많은 돈을 들고 오시면서 집을 살 수 있다고 기대 하셨을 텐데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대답을 드려야 하는 내가 괜히 죄송했고 하루 종일 마음이 편치 못했다.

내가 주민분들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할 수 있으며 어떻게 도와드리면 그 분들의 형편이 조금이라도 나아 질 수 있을까? 이 물음의 해답이 사회복지직공무원으로서 내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일텐데... 한 달도 되지 않은 나에게 이런 물음은 내가 퇴직하게 되는 그날까지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하며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난 주에는 내가 실제로 주민센터에서 자주 얼굴을 뵙게 되는 분들께 겨울철 김장김치를 지원하는 행사가 있었다. 새마을남녀지도자협의회에서 후원하고 주민센터 직원분들이 300가구를 직접 배달을 하여 추운 겨울 조금이나마 생활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찾아뵈어 작은 손길이지만 다시 한 번 뿌듯함과 뭉클함을 느끼게 되었다.

내가 다니고 있는 건입동은 예로부터 거상 김만덕의 베풂의 미덕이 살아숨쉬기로 유명한 동네이다. 이러한 미덕이 우리 동네에 널리 퍼져있지만 나 역시 공직생활의 초심자로서 그러한 미덕을 본받아 실제적으로 행정적 지원이 어렵게 되더라도 항상 이웃을 돌보고 관심을 가져 추운 겨울 몸과 마음을 더욱 “똣똣하게” 할 수 있는 그러한 공직자가 될 것이며 그러한 분위기가 건입동을 넘어 우리 사회에도 널리 퍼질 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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