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5-06-05 22:22 (목)
[기고]소나무 재선충 방제현장을 다녀와서
[기고]소나무 재선충 방제현장을 다녀와서
  • 나는기자다
  • 승인 2013.11.13 11: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형후 제주시청 농정과

▲ 김형후 제주시청 농정과
제주도는 2002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2007년 세계자연유산 등재, 2011년 세계지질공원 인증으로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UNESCO Triple Crown)의 주인공이다. 이렇듯 명실상부한 세계의 보물섬 제주가 지난 9월 2일 소나무 재선충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소나무 재선충은 길이가 0.6mm ~ 1mm정도의 아주 작은 선충으로서 죽어가는 소나무류(소나무, 곰솔, 잣나무 등)에 중간숙주 역할을 하는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가 가을에 산란하여 겨울에 월동한후 봄에 번데기가 될 때 재선충이 번데기 주변에 모여들었다가 매개충이 우화(羽化)하여 성충이 되어 건전한 소나무로 이동하여 여름에 새순을 갉아 먹을때 소나무재선충이라는 미생물이 침입하여 발생하는 병으로서 한번 발병하면 결국 고사하여 죽게되는 무서운 병으로서 소나무 AIDS라고도 불리운다.

우리나라에서는 1988년 부산에서 최초로 발생하였고 도내에서는 2004년에 처음 발견되어 소나무에 많은 피해를 입히고 있다. 지난해 3개의 태풍과 올 여름 59일간의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인해 뿌리가 흔들리고 마르는 등 피해를 입은 소나무에 재선충이 급속하게 감염, 도 전지역으로 확산일로에 있으며 그 감염목 수가 고사목 24만여본의 58.6%에 이른다고 하니 산림의 환경적인가치와 경제적인 가치 손실도 엄청나거니와 이정도면 가히 재앙수준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소나무재선충병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우화시기 이전에 산림에 대한 전면적인 항공방제와 감염목의 이동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이에 대한 대비가 조금 부족했던 것이 작금의 사태를 가져온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제주시에서는 소나무 살리기에 일조하고자 전직원이 순번제로 연일 방제에 나서고 있다. 필자도 며칠전 한경지역의 소나무 고사목제거 작업 현장을 다녀왔다. 현장에서 재선충과 전쟁을 치르면서 느낀 개인적인 의견을 몇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선포된 전쟁의 조기 종식이다. 솔수염하늘소의 우화시기(매년 5-7월) 이전인 내년 4월까지는 고사목 제거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 만약 이기간내에 재선충과의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그야말로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아름다운 우리의 소중한 숲이 사라질 위기에 처할 수 밖에 없다.
자손만대(子孫萬代)에 물려줄 보물섬 제주이기에 반드시 승전보(勝戰譜)를 울려야 할 것이다.

둘째, 마을단위로 소나무 고사목을 제거할 수 있도록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 현재의 작업시스템으로는 작업속도가 확산속도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기존의 작업단은 그대로 운영하되, 마을과 협의하여 마을의 청년회, 부녀회 등을 중심으로 리단위 고사목 제거 작업단을 운영하여 마을의 고사목은 그 지역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하는 극약처방이 필요하다고 본다. 물론 행․재정적인 지원은 선행되어야할 것이다.

셋째,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관리시스템이 강화되어야 한다.
요즘 부주의에 의한 안전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소나무 재선충 방제작업을 몇차례 경험했지만 안전관리가 허술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 작업 현장에서는 기계작동 소리로 절단된 나무가 어디로 쓰러지는지 알 수 가 없다. 현장에 작업반장을 배치하여 위험상황이 오기전에 확성기 등으로 대피를 하도록 통제를 해야 한다. 또한 모든 작업 인력에 대한 상해보험 가입이 의무화되어야 작업자의 안전을 담보할 수가 있다. 소중한 생명을 고사목과 맞바꾸는 일이 있어서는 절대 안될 것이다.

넷째, 베어낸 고사목 처리가 중요하다
감염목은 󰡒소나무재선충특별방제법󰡓상 다른지역으로 이동이 불가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훈증, 파쇄 또는 소각처리해야 하나 현실적으로 훈증은 바람이 많은 제주지역 실정에 맞지 않고, 파쇄또한 장비가 부족하며, 소각하는것도 화재 등 주변환경 여건상 어려움이 많아 실효를 거두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전통적인 처리방법을 대신하여 산업시설 등의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그동안 더디던 방제작업이 한층 더 가속화 될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섯째, 감염목이 적은지역을 우선 공략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주요도로변 등 가시권 지역위주로 방제가 이루어졌으나 방제전략을 수정하여 가시권지역, 비가시권지역 구분없이 감염목이 적은지역을 우선 방제하고, 그 다음에 다수가 감염된 지역순으로 방제를 해야 할것으로 여겨진다.
즉 중산간도로 이상지역부터 한라산보호구역까지의 지역은 반드시 재선충으로부터 안전하게 지켜내야할 마지노선으로서 이지역부터 감염목을 정밀조사하여 신속한 방제를 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중국에서 재선충이 발병하여 영화󰡒아바타󰡓의 촬영지로 유명한 황산주변 70km까지 확산되자 중국정부에서는 황산 풍경구 반경 4km이내의 소나무 360만그루를 모두 베어내고 무송(無松)벨트를 만들어 방제에 성공했다고 한다. 소나무를 베어낸 자리에는 대나무로 대체조림을 하여 관광자원화 하고 있다.

여섯째, 전도민의 대대적인 참여가 필수다.
전쟁에서 어느 일개 부대만으로는 적을 이길 수 가 없다. 행정과 마을, 그리고 전도민이 임전무퇴(臨戰無退)의 정신으로 방제에 나선다면 승리는 보장될 것이다.

이미 시작된 소나무재선충과의 전쟁에서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한낱 미생물에게 패할 수는 없지 않은가? 󰡒지피지기(知彼知己)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는 옛말을 교훈삼아 고사목 제거, 나무주사, 항공 ․ 지상방제 등 적보다 한 수 앞선 전략과 전술로 재선충과의 일전(一戰)에서 당당하게 승리하는 대한민국의 보물섬, 세계의 보물섬 제주가 되기를 기대해 마지 않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명 : (주)퍼블릭웰
  • 사업자등록번호 : 616-81-58266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남광로 181, 302-104
  • 제호 : 채널제주
  •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제주 아 01047
  • 등록일 : 2013-07-11
  • 창간일 : 2013-07-01
  • 발행인 : 박혜정
  • 편집인 : 강내윤
  •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내윤
  • 대표전화 : 064-713-6991~2
  • 팩스 : 064-713-6993
  • 긴급전화 : 010-7578-7785
  • 채널제주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5 채널제주.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channeljeju.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