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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소나무 재선충병과 34계 전술
[기고]소나무 재선충병과 34계 전술
  • 나는기자다
  • 승인 2013.11.08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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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석 남원읍장

▲ 양동석 남원읍장
이따금씩 많은 사람들이 미인계를 쓴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적이 강할 때에는 상대방의 주의를 혼란에 빠뜨려 나를 지키고 승리를 쟁취한다는 작자 미상의 중국 병법서중에 31번째 계책으로 일반 생활속에서도 흔히 사용되고 들어봤음직한 단어이자 전술이다.

요즘 우리 남원읍을 포함하는 제주 전 지역이 한창 전투 수행중인 것 같다. 승리하기 위한 작전으로는 34계 고육계를 사용하는 듯 하다. 고육계보다 조금 더 친숙한 용어를 빌리자면 고육지책이라하면 쉬이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를 희생해가면서도 최후의 승리를 위해 대책을 마련하고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고자 하는 전술이다.

소나무는 척박한 땅에서도 지낼 수 있는 생명력이 있어 예로부터 장수, 지조, 절개 등을 상징하며 가로수, 방풍림, 조경수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친숙하게 사용되고 있다.

허나 근래에는 우리 제주를 비롯한 육지부 몇몇 지역에서 소나무를 고사시키는 재선충병과 그 확산을 막기 위해 전투를 벌이고 있다.
소나무재선충은 1mm 가량 두께로 실과 유사하게 생긴 선충으로 소나무의 수관을 가로막아 수분공급을 차단시키면서 결국에는 고사시키는 치명적인 해충이다. 어떤 이들을 소나무 에이즈라고 일컫기도 한다.

다행히도 우리 남원읍에서는 재선충병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청정 산림지역이라 할 수도 있겠으나, 오히려 재선충을 옮기는 솔수염하늘소가 건강하지 않은 소나무에 재선충을 옮겨 놓기 때문에, 제주를 강타한 지난여름의 극심한 가뭄과 최근의 이상 기후로 인해 우리읍 관내 건강하지 않은 소나무를 찾아내어 고육지책의 마음으로 벌채하고 소각하여 재선충병 발생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고자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여 고사목 제거작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벌써 한달도 훌쩍 지났다. 관내 각 마을과 단체별로 회장님 회원님 너나 구별 없이, 바쁜 직장생활과 농번기에도 불구하고 휴일을 반납하고 개인적인 일을 포기하면서도 고사되어가는 소나무 850여 본을 자르고 소각하는 작업에 참여해주셨다. 소나무 재선충병 예방을 위한 소나무 고사목 제거작업에 참여해주신 10여개 단체 250여명의 주민들께 감사드리고, 또한 기꺼이 차량과 인력을 선뜻 내주신 남원읍민 여러분들께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우러나오는 고맙다는 말씀을 전한다.

우리나라로 재선충을 옮겼을 것 같다는 이웃나라 일본은 이 소나무 b재선충병에 대한 대책 미비로 소나무 자체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비싸디 비싼 분재나 왕궁, 공원 등에서나 가끔씩 볼 수 있다고 전해진다. 우리는 일본의 경험을 타산지석(他山之石),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일본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겠다.

비록 지금의 소나무 고사목을 벌채하는 행위가 아까운 우리의 산림자원을 훼손하는 것이라 여겨질 수 있겠지만, 지금 우리의 행위가 후대에 온전히 보전해줄 또 다른 산림자원의 초석이라 여겨질 것이다. 아울러, 지난 근 한 달간 적극 동참해주신 지역 주민들께 다시금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도움주실 것을 바라마지 않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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