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정당 살림살이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지만 그 정당을 통해 제주도를 이끌어갈 후보를 만나야 하기에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정당이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터져 나오는 이러저러한 잡음들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속설이 이번에도 되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다.
지난 10월 31일, 우근민 지사의 새누리당 입당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이 새누리당 제주도당내에서 열렸다.
40여명의 새누리당 인사들이 우 지사의 입당 반대에 대한 이유로 ▲ 정체성 ▲ 성희롱 전력 ▲ 민주당도 버린 카드 ▲ 신뢰와 원칙 ▲ 무더기 입당신청 사태 ▲ 심각한 민심 이탈등 여섯 가지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이들의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새누리당 제주도당은 내분에 휩 쌓이는 분위기를 보였다.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는 해명에서부터 특정인의 지지자로 구성된 그들만의 리그로 몰아가는 분위기가 그렇다.
그런데 오늘, 당시 기자회견에 참석한 새누리당 고문을 맡고 있는 한 인사의 기고문이 묘한 뉘앙스를 남겼다.
‘우근민 지사의 새누리당 입당을 환영 한다’로 되어 있는 기고문의 내용이 새누리당 제주도당의 복잡한 속내를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진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터져 나오는 당 내.외의 이러저러한 잡음을 의식한 듯 기고문은 본인 입장 정리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으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리 간단치 않다.
인사는 기고문을 통해 우근민 지사나 김태환 전 지사를 향해 고마워 할 것도 기분나빠 할 감정도 없다고 표현했다.
또 자신의 입지와 관련해 두 전.현직 지사들의 요청으로 봉사한 일은 있지만 청탁은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시 말해 두 사람중 어느 편을 들지 않는다는 말로 해석 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당시 기자회견에 참석한 본인의 입장을 장황하게 설명한 것이 더 논란을 불러올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인의 입장을 언론을 통해 세세히 설명해야할 이유가 과연 있었을까 하는 대목이 석연치 않은 부분으로 작용한다.
또한 기고문을 쓴 인사는 분위기상 우 지사 보다는 김 전 지사 사람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굳이 이런 말을 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부분이다.
이 인사는 지난 5.31 지방선거 당시 김 전 지사의 선거대책 공동본부장을 맡은바 있다.
또 지난 대선당시 박근혜 대통령후보 제주특위 위원장에 김 전 지사가 선임 되고 이 인사는 현안사업대책본부장을 맡아 김 전 지사와 함께 대선을 치렀다.
본인이 어느 누구 편이 아니라고 굳이 말하니 그런가보다 하지만 정치 일선에 있는 인사가 해야 할 말과 행동이 달라 어울리지 않는 말로 인식되기에 충분하다.
선거에 임하는 각 정당들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 중 하나가 당내에서 걸러지지 않고 나오는 각종 설들을 경계한다.
당의 발전을 위해 던진 한마디가 잘못 해석돼 자칫 오발탄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번 기고문이 새누리당의 당적을 유지하는 한 인사의 개인 생각이라 하더라도 기자회견과 맞물려 있어 이해하기가 간단치 않다는 견해다.
또 우 지사의 새누리당 입당 반대로 인한 당내의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전략적 의미라면 다른 해석이 필요하겠지만 유권자 입장에서 보는 시각은 영양가가 없어 보인다는 해석이다.
즉 본인들의 입장은 그렇다 하더라도 유권자들이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당의 사분오열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선거에 임하는 특정 인사의 조직력 와해로 비춰질 경우 한층 더 복잡한 계산이 뒤따를 수밖에 없어 보인다.
당을 위한 충성 차원의 전략적 발언이라 하더라도 한번쯤 당에서 걸러져야 한다.
아울러 당과 사전협의 없이 개인 생각을 기고문에 표현했다면 오발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설명이다.
5.31 지방선거 당시로 돌아가 보자. 당시 한나라당 제주도당은 현직 지사인 김태환 전 지사가 유력한 후보군에 올라 있었다.
그러나 현명관 삼성물산 회장 영입설이 불거지면서 김 전 지사의 탈당과 무소속 출마가 현실화 되고 결국 한나라당은 선거에서 패한다.
한나라당의 선거 패인은 이미 1년 전인 2005년, 한나라당 제주도당 위원장 자리를 놓고 한차례 홍역을 치렀으며 선거 시작 직전 터져 나온 뇌물사건과 맞물리며 선거는 패배로 끝났다.
우리가 기억하는 선거의 추억은 당의 분란이 결코 선거에 도움 되지 않는다는 결과만이 있을 뿐 또 다른 혜택이 없음을 일깨워 주는 살벌한 추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