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김우남 의원(민주당 제주시 을)은 21일 산림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라산 구상나무가 최근 몇 년 사이에 급격하게 말라죽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난 1920년에 한국 특산종으로 명명된 구상나무는 한라산의 대표적 경관요소이자 세계자연유산적 가치를 지닌 나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의원은 “구상나무는 매우 드물게 한라산에만 숲을 형성하고 있으며 그 수가 적기 때문에 국제적으로도 주목받고 있고 학술적으로나 경관적·자연적으로 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한편 최근 IUCN(세계자연보전연맹)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위험에 처한 적색목록’이라는 평가서에 한라산 구상나무는 멸종위기에 대한 위험도가 가장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1998년도 이래 위기근접 종 이었던 구상나무가 불과 15년만인 현재 두 단계 상향된 멸종위기 종으로 조정되었다.
현재 한라산에 자생하는 죽은 구상나무의 형태를 조사해 본 결과 34.8%는 곧추선 채로 죽어 있어 대부분 온난화가 원인으로 추정되며 넘어지거나 기울어진 상태로 죽은 65.2 %는 강풍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즉, 최근 몇 년 사이에 지구상에서 구상나무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져서 위기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보존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2010년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가 구상나무의 식생을 표본 조사한 결과 한라산 795 ha의 구상나무 숲 중 18.8 %는 죽은 나무로 조사결과 나타났다.
이런 구상나무 대량 고사의 원인은 대규모 태풍과 폭우, 폭설 등의 극한 기후변화영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구상나무 자생지 내에 실험특구 설치를 통해 구상나무의 종자나 싹을 채취해 종 보전에 나서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원화된 관리체계가 발목을 잡고 있어 창구 일원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또 환경부 관할인 자연공원법 상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어 산림보호법 상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구상나무 증식에 필요한 재료인 씨앗, 싹 등을 채취하는 절차가 까다롭고 복잡한 관리체계 일원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김 의원은 이에대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구상나무 보존에 관한 도민적 공감대를 확산시켜 관련 부처인 문화재청, 환경부, 산림청, 제주자치도가 협의 체계를 구축, 일원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 과정에서 산림청이 복원 관련 기술개발 및 네트워크를 만드는 역할을 주도적으로 해야 하며 이를 해결할 조직과 예산 뒷받침이 조속히 시행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