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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재미를 앞세운 퓨전 사극이 역사를 왜곡시킨다.
[사설]재미를 앞세운 퓨전 사극이 역사를 왜곡시킨다.
  • 나는기자다
  • 승인 2013.08.19 1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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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거미줄 같은 우연의 일치가 역사에는 존재하지 않아“

역사적 사실을 드라마로 제작하는 퓨전 사극들이 넘쳐나고 있으며 검증되지 않은 내용들이 여과 없이 방송되는 것은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역사적 사실을 드라마로 제작하는 과정에는 철저한 고증이 필요하나 방송되는 사극 대부분이 이러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어 역사교육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우려스럽다.

사극이 아닌 드라마는 사회적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사회의 윤리 도덕적 부분에 위배되는 내용만 배제하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제작되는 사극은 다르다.

사극의 경우 상당 부분이 그 시대의 왕권을 중심으로 제작되거나 사회적 발전이나 실생활에 큰 영향을 준 인물들을 중심으로 만들어 지기에 철저한 검증과 고증 절차가 필요하다.

공중파 방송이나 케이블 채널에서 방송되는 대부분의 사극들은 역사적 고증 보다는 인기 있는 스타 마케팅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상업성에 치중하는 극의 흐름이 역사적 사실 보다는 재미 위주로 흐르다 보니 역사 교육이 필요한 청소년들은 이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어 우려가 되는 부분이다.

조선왕조를 배경으로 하는 사극의 경우 드라마의 중심이 되는 왕인 경우 조선왕조실록에 나온 내용을 중심으로 극의 전개 과정을 검증 또는 고증할 수 있는 최선의 틀이 존재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실록에 언급된 한 두줄 정도의 내용으로 엄청난 분량의 드라마를 제작하는 것은 역사적 사실을 왜곡시킬 요소를 다분히 안고 있다.

특히 패전국으로 역사에 기록되고 있는 고려, 백제나 고구려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의 경우 승자 입장에서 정리한 실록이나 사기를 근거로 하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록이 없어 드라마 전체가 사실과 다르게 제작될 위험 요소가 존재하며 이를 바로잡아야 할 관계인 방통위의 세심한 역할이 필요한 상태다.

예를 들어 같은 인물로 제작되는 어떤 드라마는 역사적 인물로 등장하는 주인공이 그 시대에 맞는 갑옷 차림의 전통적인 무인의 모습이라면 같은 인물을 등장 시키는 드라마는 그 인물의 역할이나 모습이 익히 알려진 내용과 상당한 차이가 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연개소문이 그 예로 당나라와 일전을 앞두고 있는 고구려와 당나라 사이에서 고민하는 무인 모습 보다는 도인 같은 모습 설정이 아연 실색케 하며 남생,남건,남산등 세 아들외에 버려진 아들이 나타나 극의 중심에 세우는 우스꽝스러운 모습도 보인다.

이 드라마의 경우 연개소문에게 살해된 영류왕이 고구려와 수나라 전쟁당시 수나라 수군을 몰살시킨 내용은 언급되지 않고 그가 살해된 몇 개월후 그의 딸이 연개소문 친위 부대에 들어가 활동하는 데도 연개 소문을 비롯한 정권의 실세들이 공주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설정은 퓨전 사극의 전개가 사실적 관계를 얼마나 왜곡시키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재미있고 시청률 높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작가나 연출가의 고민이 깊겠지만 일일극이나 가족용 드라마는 그렇다 치더라도 사극을 만드는 일만큼은 신중해야 하며 일본인의 주변국 침략역사 인식 부재를 탓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 우리의 역사를 왜곡 하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야 한다.

한가지만 더 짚어보자, 도자기를 굽는 가마에서 태어난 아기는 그 어미가 도자기를 굽는 가마에 깔려죽고 여자아이는 자신을 키워준 아비를 죽인 철천지원수와 동고동락 하는데 그 철천지원수가 그 아이의 생부라는 거미줄 같은 설정도 도를 넘었기에 재미를 위한 설정도 적당히 해야 한다.

얼마전 드라마를 제작하던 유명 감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해 큰 충격을 주었다. 그 역시 사극의 사실적 관계 보다 인기 있는 스타 마케팅에 주력했고 사실 위주에서 벗어난 퓨전 설정에 초점을 맞춰 제작하였으나 흥행에 실패하고 드라마의 근간이 되는 세트마져 철거되는 수모를 당했다.

드라마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정설이다. 하지만 너무 재미를 앞세우다보면 우리 스스로 역사적 사실을 왜곡 시켜 잘못된 내용을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어리석은 행동은 아닌지 다시한번 뒤돌아 볼 게기로 삼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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