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사망 경위 의문점 철저 조사와 관련자 징계 요구"
군 당국 "종합적인 수사결과 나와야 발표 가능"
육군 모 부대 GOP에서 수류탄이 폭발한 사건과 관련, 유족 측이 군(軍) 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관련자 징계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3일 오전 5시5분께 경기 연천군 모 서부전선 모 부대 GOP 대기초소에서 수류탄이 폭발해 최모(21) 이병이 그 자리에서 숨지고 박모(24·소위) 소대장이 파편에 맞아 중상을 입었다.
박 소대장은 사고 직후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수술을 받고 현재는 의식을 회복했다.
박 소대장은 "대기초소에서 졸고 있는데 '펑'하는 소리가 들려 밖으로 나와 보니 내 몸에 피가 흐르고 있었고 그 직후 의식을 잃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박 소대장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는 한편 최 이병의 부검과 현장 조사 등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 이병의 유족 측은 "자살할 이유가 없다"며 정황상의 의문점을 제기하며 군 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최 이병의 유족 측은 4일 취재진과 전화통화에서 "최 이병의 주머니에서 수류탄을 통 안에서 고정시키는 스티로폼과 왼손에는 통을 봉인하는 테이프를 쥐고 있었다"며 "또 주변에는 수류탄을 담는 통의 뚜껑이 덮인 채로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은 또 "우발적으로 터트린 것이 아니라 어떤 교육을 받은 뒤 수류탄을 다시 통 안에 담기 위한 것 아니었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유족 측은 "해당 대대로 배치받은 첫날 GOP 근무에 투입된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기 때문에 관련자 징계도 군에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이병의 어머니는 "최근 전화통화에서 자대배치 이후 GOP에 들어갈 것 같다며 웃으며 얘기한 것이 마지막이 됐다"며 "가정 문제도 없고 누나도 결혼을 하는 등 자살할 이유가 없는만큼 군의 철저한 조사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현재 최 이병에 대한 부검, 현장과 박 소위에 대한 조사가 남아 있는 상태"라며 "종합적인 수사결과가 나온 뒤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연천=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