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여성 실종사건' 용의자에서 살해 피의자로 신분이 바뀐(?) 군산경찰서 소속 정모(40) 경사는 경찰의 수사망을 치밀하게 피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3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날 검거 된 정 경사에 대한 1차 조사를 벌여 그의 도주로를 일부 파악했다.
지난달 24일 오후 이모(39·여)씨를 만난 정 경사는 군산시 회현면 월연리 인근에서 금전문제로 말다툼으로 벌이다 살해했다.
살해 다음날인 25일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 받고 나온 정 경사는 곧바로 자신의 차량(쏘렌토)을 몰고 강원도 영월로 향했다.
영월에 차량을 세워 둔 정 경사는 다시 대중교통을 이용해 제천과 대전, 전주를 거쳐 군산 대야에 도착했다.
군산 대야에 모습을 드러낸 시점은 26일 오후11시15분께. 이 모습은 정 경사의 마지막 모습이기도 했다.
이후 행적이 묘연했던 정 경사의 도주행각은 검거되면서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정 경사의 진술에 의하면 26일 오후 군산 대야터미널 인근의 한 슈퍼에서 생수와 아이스크림을 구입한 뒤, 도보로 익산으로 향했다.
만경강 뚝길을 따라 익산 목천동을 거쳐 익산버스터미널까지 도보로 이동했고, 익산터미널 인근에서 택시를 타고 전주로 향했다.
전주에서 이틀가량 여인숙에 지냈던 정 경사는 자전거를 구입해 강경을 거쳐 논산으로 이동했다.
논산에 잠입한 정 경사는 며칠동안 논산의 한 여인숙에서 지내다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정 경사에 대한 1차조사를 벌인결과 일부 도주행각이 드러났다"면서 "조사를 다시 해봐야 정확한 날짜와 시점 등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도보로 이동하고 자전거를 도피수단으로 사용한 것을 봤을 때,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 경사는 2일 오후6시10분께 충남 논산시 취암동 한 PC방에서 붙잡혔고, 실종 된 이씨의 시신도 발견됐다.【군산=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