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시간 매니지먼트' 속에서 빛난 홍명보호
'48시간 매니지먼트' 속에서 빛난 홍명보호
  • 나는기자다
  • 승인 2013.07.21 17: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동아시안컵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에서 한국 홍명보 감독이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2013.07.20.
"나는 경기를 앞두고 주어진 48시간 동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홍명보(44) 감독이 지난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호주와의 2013 동아시안컵 1차전을 통해 청사진으로 내걸었던 '한국형 축구'의 실체를 공개했다.

21-5의 압도적인 슈팅 개수의 우위에도 불구하고 고질적인 골 결정력 부재를 극복하지 못하며 0-0으로 비겼지만 확 달라진 경기력에 찬사를 보내는 이들이 많았다.

일본 J리그 소속 선수들이 경기를 이틀 앞둔 지난 18일에야 소집에 응해 전체 선수들이 모여 호흡을 맞춘 시간은 2일에 불과했다.

홍 감독에게 주어진 시간은 48시간으로 무언가를 조직적으로 만들어내기에는 너무 짧아 보였다. 그래서 불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홍명보호의 데뷔전은 기대 이상이었다. 조직적인 압박과 적극적인 공세, 과감한 종패스로 상대 수비진을 무너뜨리는 모습 등에서 최소 몇 개월은 손발을 맞춘 것 같은 일사불란함을 느낄 수 있었다.

마법 같지만 홍 감독은 앞서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단 시간에 '원 팀(One team)'을 만드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었다.

2009년 20세 이하(U-20) 대표팀, 2010년 아시안게임 대표팀 그리고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의 신화를 썼던 지난해 올림픽대표팀을 이끌면서 단 시간에 조직력을 갖추는 요령을 터득했다.

홍 감독은 '48시간 매니지먼트'라는 자신만의 단기 팀 운영 매뉴얼을 만들었다. 이는 2010년 지도자 최고 과정인 P급 라이선스 교육을 이수할 당시에 홍 감독의 논문 주제이기도 했다.

홍 감독은 이틀 동안 자신이 구상한 밑그림을 바탕으로 '한국형 축구'의 요소들을 채우는데 주력했다. 앞서 17일 소집 때에는 선수들에게 대표팀의 의미를 되새기라는 의도로 정장 차림으로 걸어서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입소하게 했다.

3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자신이 원하는 일정 수준 이상의 경기력과 정신력을 끌어냈다는 평가다.

주장 하대성(서울)은 "짧은 시간 동안 훈련한 것 치곤 좋은 경기를 했다. 골을 넣지 못해 아쉽지만 조직적으로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선수들과 보낸 2~3일의 시간이 훌륭했다고 본다"며 "준비한 것 이상으로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수비에 대해선 "100점을 줘도 아깝지 않다"고 호평했다.

'48시간 매니지먼트'와 함께 족집게처럼 요점을 잡아준 것도 선수들의 이해를 도왔다.

홍 감독은 호주전을 앞두고 "최대한 볼 트래핑이나 패스를 공격적으로 하자. 어려운 상황이라면 옆에 줄 수 있지만 되도록 상대가 어려움에 처할 수 있는 공격적인 볼 움직임을 하자"고 주문했다.

이날 한국은 횡패스보다 종패스를 간결하게 즐겼고, 이 같은 과감한 스타일에 활동력이 처지는 호주 수비진은 애를 먹었다.

홀거 오지크 호주 감독은 "한국 선수들은 젊고 야망이 있다. 기술과 압박이 좋았고 속도도 빨랐다"며 "미래에 아주 강한 팀이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신태용 JTBC 해설위원도 "골은 못 넣었지만 선수들이 축구의 기본을 완벽하게 이해한 상태에서 경기를 해 나무랄 데가 없다"며 "무엇보다 선수들의 눈빛이 살아있었다"고 향후 기대감을 내비쳤다.
【서울=뉴시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명 : (주)퍼블릭웰
  • 사업자등록번호 : 616-81-58266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남광로 181, 302-104
  • 제호 : 채널제주
  •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제주 아 01047
  • 등록일 : 2013-07-11
  • 창간일 : 2013-07-01
  • 발행인 : 박혜정
  • 편집인 : 강내윤
  •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내윤
  • 대표전화 : 064-713-6991~2
  • 팩스 : 064-713-6993
  • 긴급전화 : 010-7578-7785
  • 채널제주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채널제주.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channeljeju.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