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가 다음달부터 새롭게 선보이는 신용카드 혜택 체계로 인해 이달부터 현대카드 고객 600만여명이 혜택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7월부터 고객에게 제공되는 핵심 혜택인 포인트 적립과 캐시백을 두축으로 하는 '현대카드M'과 '현대카드X'를 출시한다. 기존 알파벳 카드는 일부 상품을 제외하고 판매를 중단할 방침이다.
'미래의 카드업계를 이끌어갈 혁신'을 모토로 출시한 이들 카드는 이용 실적에 따라 기존 상품보다 높은 포인트 또는 캐시백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문제는 전월실적 50만원을 채우지 못하면 이러한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혜택을 못받는 경우가 생길 수 있음에도 연회비는 1만5000원으로 다른 상품에 비해 적지 않다.
현재 현대카드의 고객이 930만명인 점과 카드업계의 월 평균 신용판매 50만원 미만 고객 비중이 60~70%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고객의 대부분인 600만여명의 고객이 혜택에서 제외된다.
사실상 실적이 적은 고객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없애고 돈을 많이 쓰는 고객에게 혜택을 몰아주겠다는 것.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의 경우 타사보다 프리미엄한 고객이 많기 때문에 무리한 금액은 아니다"라며 "고객에게 이익이 되고 카드사에도 이익이 되는 구조로 개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여러 카드를 나눠서 쓰는 고객이, 이번에 출시되는 카드만을 사용하게 되면 50만원을 채우는 데 모자람이 없을 것"이라며 "기존 고객도 카드의 유효기간까지는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당장 혜택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현대카드의 정책에 카드 소비자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현대카드를 사용하는 회사원 백모(31·여)씨는 "주변을 둘러봐도 한 달에 신용카드로 50만원 이하로 쓰는 소비자들이 꽤 되는데, 이런 정책을 진행하는 건 VIP만 고객이라는 식의 영업행태로 보인다"며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어처구니가 없는 체계"라고 말했다.
또 다른 현대카드 고객 김모(52)씨도 "부부가 따로 각자에게 맞는 카드를 사용하고 있는데, 각각의 카드실적이 50만원이 안넘는 경우도 많다"며 "서로 생활반경이 다른 상황에서 하나의 카드로 몰아 쓰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 이같은 체제가 당황스럽다"고 토로했다.
같은 카드업계 종사자들도 다소 의아하다는 의견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 악화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는 알겠지만, 체크카드와 신용카드를 동시에 쓰는 고객들이 많아져 신용카드 단일 결제금액이 50만원을 넘는 고객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배제하는 건 부담이 클 것"이라며 "VIP가 아닌 일반 소비자들에게 반감을 살 수 있는 정책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