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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으로 뜻 알린 50대 KT직원 '무슨 사연 일까'
죽음으로 뜻 알린 50대 KT직원 '무슨 사연 일까'
  • 나는기자다
  • 승인 2013.06.20 0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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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KT직원이 '15년간 이뤄진 노동탄압이 끝나야 한다' 는 유서를 남기고 자신의 승용차에서 숨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유서에는 KT관리자의 노조 투표 개입 정황이 드러나 있고 이 직원이 죽음으로 이에 항의하려 했던 흔적이 역력해 충격을 주고 있다.

50대 KT직원이 부당함을 주장하며 죽음까지 불사한 배경에는 무슨 사연이 있을까. 궁금증과 의혹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19일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7시5분께 순천시 팔마체육관 주차장에서 KT광양지사 김모(53)씨가 카니발 승용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차량 조수석에는 양철화덕에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있었으며 빈 소주병과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김씨의 시신은 숨진 지 3일쯤 지났으며 일산화탄소에 의한 중독으로 보고 사망원인 등 정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KT는 경찰조사에서 김씨가 부채문제로 고민해 온 것이 드러났다며 사인(死因)이 개인적 차원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노조의 임단협 찬반 투표에 개입하거나 강요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김씨는 지난 10일 쓴 것으로 보이는 유서에 임단협 찬반을 묻는 투표용지를 찍은 사진을 A4용지에 출력해 놓아 최후를 앞둔 자신의 심경을 대변하고 있다.

유서에는 'KT 노동조합 단체교섭 찬·반 투표 후 검표가 두려워서 항상 사진으로 남긴다' '반대 찍은 사람은 쥐도 새도 모르게 날아갈 수 있으니 알아서 찍으라 엄포 놓았다(검표하면 다 나온다)' '반대표를 찍은 것으로 판명된 직원은 어김없이 불려가 곤욕을 치르고 나온다' '15년간 사측(KT)으로부터 노동탄압이 이젠 끝났으면 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유서가 허위거나 조작된 것이 아닌 이상 노동탄압과 평소 회사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회사 동료 직원들도 '뭔가는 있다, 자신의 뜻을 알리기 위해 준비해온 것으로 느껴진다'는 등 김씨의 죽음을 놓고 의아함을 표출하고 있다.

일부 사원들은 평소 사측의 압박 행위가 죽음과 연관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의혹은 배제하지 않았지만, 한 동료의 죽음에 얽힌 것인 만큼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

특히 전국적으로 KT직원이 목숨을 끊거나 과로 등으로 쓰러져 숨지는 상황이 잇따르고 있는 점과 숨진 김씨가 근무했던 KT광양지사도 최근 김씨를 포함해 3명이 숨져 업무와 관련한 스트레스 등이 의심되고 있는 점은 감추지 못했다.

여수지방고용노동청 관계자는 19일 "노동탄압에 대해 언급한 유서를 고인이 남겼지만 아직 정밀 조사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부당노동행위 등 KT에 대한 특별감독과 조사를 통해 성남지청에 송치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김모(44·회사원)씨는 "얼마나 압박과 정신적 고통이 심했으면 임단협 찬반 투표용지에 찬성 도장을 찍은 뒤 사진 촬영하고 출력한 종이에 죽음의 뜻을 썼겠느냐"며 "이는 죽음으로써 무엇인가를 말하고자 한 것이기 때문에 회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꼭 밝혀내고 책임자 처벌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KT의 임단협안이 조합원 찬반 투표에 붙여져 82.1%의 지지로 통과됐다. 노조가 임단협안을 회사 쪽에 사실상 백지위임했다는 주장에 따라 노노갈등이 예고됐다. 이와 관련 사측과 노조가 부정한 방법을 동원해 투표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추후 수사가 진행될 전망이다.【순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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