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에 대해 배운 것을 토대로 나름 고객만족을 향한 사명감을 가지고 공직에 입문했다. 하지만 나 역시도 사람인지라 줄 서 있는 민원인과 반복되는 업무에 얼굴엔 미소가 사라지고 이전 행정문화를 답습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한 달에 한번 주민센터에서 자생단체장을 일일친절강사로 초청하여 갖는 친절교육을 통해 주민에게 직접 나의 업무행태를 들을 때 마다 초심을 잃어버린 내 모습에 놀라며 다시금 고객감동을 위해 스스로 아로새겼던 항목들은 되새겨본다.
불경에 무재칠시(無財七施)라는 말이 있다. 가진 게 없는 사람일지라도 남에게 베풀 7가지는 갖고 있다. 첫째는 얼굴에 화색을 띠고 부드럽고 정다운 얼굴로 남을 대하는 화안시(和顔施), 둘째는 말로써 베푸는 언시(言施), 셋째는 따뜻한 마음을 주는 심시(心施), 넷째는 호의를 담은 눈으로 사람을 보는 안시(眼施), 다섯째는 몸으로 돕는 신시(身施), 여섯째는 자리를 내주어 양보하는 좌시(坐施), 일곱째는 굳이 묻지 않고 상대의 속을 헤아려 알아서 도와주는 찰시(察施)이다.
일곱 개의 뜻을 모두 헤아려 보면 친절이란 단어가 연상된다. 일곱 가지 베푸는 마음은 공직자가 민원인을 대할 때 가져야 하는 태도로 모두 옳다.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남에게 베풀어 보람도 얻고 타인에게는 행복도 주니 일석이조가 따로 없다. 민원인을 상대할 때뿐만 아니라 동료를 대함에 있어서도 항시 일곱 개의 베푸는 마음을 유념한다면 내부조직의 생산성도 높아질 것이다. 행복한 에너지는 삼투압과도 같아서 금방 다른 조직에게도 침투된다. 공무원부터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일곱 가지 베풂을 실천한다면 민간 역시 곧 친절의 에너지를 받을 것이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친절은 또 다른 제주관광의 경쟁력이다. 내가 가진 베풀고자 하는 마음이 곧 ‘친절제주’로 가는 지름길이라 믿고 다시 고품격 민원행정을 위해 마음 매무시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