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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냉장창고 화재 23일째…"창문도 못 열어요"
안성 냉장창고 화재 23일째…"창문도 못 열어요"
  • 나는기자다
  • 승인 2013.05.2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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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경기 안성시 일죽면 방초리 코리아냉장 창고에서 발생한 화재가 23일째인 26일까지 꺼지지 않으면서 인근 주민들이 2차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안성=뉴시스】
지난 3일 경기 안성시 일죽면 방초리 코리아냉장 창고에서 발생한 화재가 3주 넘도록 꺼지지 않으면서 주민들이 2차 피해를 겪고 있다.

화재발생 23일째인 26일 오전 11시 안성시 일죽면 방초리 초막동 마을. 불이 난 코리아냉장으로부터 직선거리로 약 300m 떨어진 곳에서 만난 주민들은 "목이 아파 죽겠다"며 연신 기침을 해댔다.

발생 당시 일주일 넘게 맹렬하게 치솟았던 불길도 이제는 소강상태로 접어들어 잔불정리만이 남은 상황이지만 창고 곳곳에서 희뿌연 연기가 계속해서 뿜어져 나오면서 주민들은 두통과 기침 등의 증상에 시달리고 있었다.

특히 현장 주변 식당은 개점휴업 상태를 면치 못했고 일부 주민들은 불안감으로 밤잠까지 설치고 있다고 했다.

화재현장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권모(51·여)씨는 "하루종일 매캐한 연기를 마시다보니 두통에 마른 기침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며 "손님들도 발길을 끊은 지 오래"라고 말했다.

다른 식당 주인 유모(67)씨도 "두통 때문에 별의 별 약을 다 먹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10년 단골들마저도 '냄새 때문에 더이상 못 오겠다'고 할 정도니 대체 어디다 하소연을 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부인 김모(62·여)씨도 "콧물과 기침 때문에 생활이 어려운 지경"이라며 "사건 당일 들었던 폭발음 때문에 아직까지도 불안한 마음이 가시질 않는다"고 호소했다.

화재현장에서 약 1㎞ 떨어진 은석마을 주민들도 "불이 난 뒤로 콧물과 기침을 달고 살고 있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주민들은 바람에 따라 마을이 영향권에 접어들면 창문을 꼭꼭 걸어잠그고 있다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현장으로부터 약 2㎞ 떨어진 야산에까지 바람에 날아온 잿더미가 발견되기도 했다.

정모(87)씨는 "바람이 이쪽으로 부는 아침, 저녁이면 희뿌연 연기가 퍼져 마을 전체를 뒤덮는다"면서 "머리가 띵하고 코가 시큰거리지만 바쁜 시기에 밭일을 놓을 수 없어 쉴 수가 없다"고 했다.

안성시가 대책으로 내놓은 방진마스크 배부를 비롯해 응급의료소와 주민대피소 설치 등도 농번기 일손이 바쁜 주민들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안성시 관계자는 "화재 초기 현장주변에서 대기질을 측정한 결과 한때 미세먼지 농도가 기준치를 5배 가량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17일 이후 정상범위로 낮아졌다"며 "수질, 대기 등 환경상 문제는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건물 안 불씨가 꺼지지 않은데다 안전상 문제로 진입이 어려워 화재원인 규명은 물론 현장 정리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건축물 안전진단 결과 불이 난 건물에 붕괴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진입이 전면 통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잔불정리, 원인조사 등도 올스톱돼 일각에서는 화재원인이 미상으로 나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안성시 코리아냉장 화재는 3일 오전 1시10분께 발생했다. 이 불은 4층짜리 건물 5만여㎡와 내부에 보관 중이던 돼지고기 1만여t과 참치 등을 태웠으나 현재까지도 내부 불씨가 완전히 잡히지 않은 상태다.【안성=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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