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광주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제33주년 기념식에서 "민주주의의 궁극적인 목적은 국민행복이고, 국민행복시대를 열어가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가족을 잃고 벗을 떠나보낸 그 아픈 심정은 어떤 말로도 온전하게 치유받을 수 없을 것"이라며 "저 역시 매번 5·18 국립묘지를 방문할 때마다 가족들과 광주의 아픔을 느낀다"고 위로했다.
이어 "영령들께서 남긴 뜻을 받들어 보다 더 성숙한 민주주의를 만드는 것이 그 희생과 아픔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믿는다"며 "앞으로 5·18 민주화운동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우리나라를 더욱 자랑스러운 국가로 만들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박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큰 진전을 이뤄냈지만 계층간·지역간·세대간 갈등의 골은 메워지지 않고 있다"며 "이제 새로운 국가발전의 길을 열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경제발전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정치사회 영역에 머물렀던 민주화를 경제 분야로 더욱 확장시켜서 국가발전과 국민행복이 선순환하는 새로운 구조를 만들겠다"며 "그것이 우리 앞에 밀려오는 도전을 극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그런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해서는 지역을 넘어, 아픔을 넘어, 대한민국의 역동적인 발전을 위해 다 같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당부하면서 "각계각층의 서로 다른 생각들을 하나로 모아서 국가 발전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한나라당 대표 시절이던 2006년 이후 7년만이다. 또 현직 대통령이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8년 취임 첫해에 방문한 뒤 5년만이다.

정현종 민주묘지관리소장의 안내에 따라 행방불명자묘역 표지석 앞에서 경례와 묵념 후 묘역을 둘러본 박 대통령은 귀향 도중 실종된 고(故) 임옥환씨의 묘비를 어루만지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기념식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강운태 광주시장과 박준영 전남지사 등과 묘역 부족에 따른 제3묘역 필요성, 진입로의 이팝나무 식재 등에 대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기념식장에 들어선 박 대통령은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김한길 민주당 대표, 노회찬 진보정의당공동대표 등 참석자들과 일일히 악수를 나눈 뒤 자리에 앉았다.
국가보훈처의 거부로 제창이 무산된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 순서에서 박 대통령은 태극기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섰지만 노래를 함께 부르지는 않았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