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결혼생활 유지상태 첫 판결…흉기 위협 성폭행 혐의 40대 남성 원심 확정

대법원은 그동안 파탄이 이르는 등 실질적인 부부관계라고 볼 수 없는 경우에는 부부강간죄를 인정해 왔지만 정상적으로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관계에서도 강간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16일 아내(41)를 폭행하고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상 특수강간 등)로 기소된 강모(45)씨에 대해 징역 3년6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강씨는 2001년 결혼한 아내와 잦은 불화를 겪던 중 2011년 밤늦게 귀가한 아내를 흉기로 위협해 억지로 성관계를 맺는 등 한 달여 동안 2~3차례에 걸쳐 폭행 및 성폭행을 한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다.
1·2심은 모두 강간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민법상 부부는 동거 및 성생활 의무가 있지만 형법상 강간죄 객체는 '부녀'로 규정돼 있을 뿐 다른 제한을 두고 있지 않아 법률상 아내가 모든 경우에 강간죄 객체에서 제외된다고 할 수 없다"며 "폭행·협박으로 반항을 하지 못하게 해 강제로 성관계를 할 권리까지 있다고는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1심은 징역 6년과 신상정보공개·고지 7년, 전자발찌 부착 10년을 선고했고 2심은 양형부당을 이유로 징역 3년6월로 감형한 뒤 신상정보공개·고지 및 전자발찌 부착명령은 그대로 유지했다.【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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