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떠나겠다고 밝힌 웨인 루니(28)가 팀 우승 축하 퍼레이드에 참석해 팬들의 야유를 받았지만 맨유는 루니를 끌어안았다.
맨유는 14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서 정규리그 20번째 우승을 기념하기 위한 축하 퍼레이드를 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지도자 은퇴를 선언한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선수단은 빨간색 2층 버스를 타고 맨체스터 시내를 돌며 수 천명의 팬들과 우승 기쁨을 나눴다.
이에 팬들은 선수단을 향해 박수갈채로 화답하며 한 시즌 동안의 노고를 치하했다. 그러나 최근 이적 의사를 밝힌 루니에게만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영국 일간지 '더 선'은 "일부 팬들이 루니를 향해 야유를 보냈다"며 "앞으로 구단과 루니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맨유 팬들이 루니를 향해 야유를 보낸 이유는 루니가 최근 퍼거슨 감독에게 직접 이적을 요청했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다.
루니는 올 시즌 로빈 판 페르시(30)에게 주전 공격수 자리를 내주고 본래 포지션이 아닌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하는 횟수가 늘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특히 퍼거슨 감독의 후임자로 내정된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과의 과거 불화설도 루니가 이적을 결심한 요인으로 보인다.
루니와 모예스 감독은 지난 2002년 에버턴에서 지도자와 선수로 만나 연을 맺었다.
당시 유망주였던 루니는 모예스 감독 밑에서 잉글랜드 최고의 공격수로 성장했다. 만 17세의 나이로 국가대표에 발탁돼 A매치 최연소 득점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루니는 2004년 에버턴을 떠나 맨유의 유니폼을 입으면서 모예스 감독과의 관계가 틀어졌고, 2006년 자신이 펴낸 자서전 때문에 모예스 감독에게 고소당하기도 했다.
모예스 감독은 "루니가 자서전에서 자신을 모욕했다"며 명예훼손으로 런던고등법원에 30만 파운드(약 5억6000만원)에 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소송에서 패소한 루니는 10만 파운드(약 1억7000만원)에 달하는 위자료를 지급해야 했다.
최근 루니의 이적설이 언론을 통해 일파만파 퍼지고 있는 가운데 맨유는 루니 끌어안기에 나섰다.
'더 선'에 따르면 퍼거슨 감독과 모예스 감독, 라이언 긱스가 비밀스럽게 한 호텔에서 만나 루니의 거취에 대한 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모예스 감독도 루니를 향해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모예스 감독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루니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이다"며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봤는데 정말 놀라웠다"고 추켜세웠다.
'가디언'은 "루니와 모예스 감독 사이에 더이상의 앙금은 없다"며 "모예스 감독이 다음주 루니를 만나 잔류를 설득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