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5일 치러지는 이번 경선에 출마한 후보는 서울의 3선 전병헌 의원과 변호사 출신의 전남 3선인 우윤근 의원, 광주 3선 김동철 의원이다.
지난 5·4전당대회만큼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큰 의미를 갖는다. 새 원내대표는 10월 재보궐선거 이전까지 127명 의원의 의정활동을 이끄는 탄탄한 '원내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여당의 독주와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세력확장을 동시에 견제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경선주자들은 저마다 자신의 원내대표 적임자라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부각시키기 위한 안간힘을 쓰고 있다. 키워드를 통해 경선주자들의 특징을 살펴봤다.
◇강한 야당
경선 주자들은 저마다 강한 야당, 존재감 있는 야당의 재탄생을 선포했다. 정부와 여당을 강하게 견제하는 야당의 기본책무를 다하겠다는 것이다.
전병헌 의원은 '존재감이 분명한 강한 야당'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속도 있는 민주당', '살아 있는 민주당', '기백 있는 민주당'을 강조했다.
전 의원은 "서민과 중산층, 노동자·농민의 눈물이 있는 곳에 가장 먼저 달려갈 것"이라며 "정국 현안에 대한 높은 긴장감과 대응 능력을 유지해 정책적, 전략적 판단을 기민하게 내리고 확실하게 실천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론도 못 내리는 맥 빠진 의원총회는 더 이상 없을 것이다. 정국 현안에 대한 입장이 다르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격렬한 토론과 대화로 반드시 결론을 내릴 것"이라며 "또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오만한 독주에 맞서 '싸울 때는 단호하게 협상할 때는 치열하게 양보할 때는 전략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윤근 의원도 마찬가지다. 정부와 여당을 견제하는 강한 야당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제1야당은 박근혜 정부의 오만과 독주를 방지하는 최후의 보루라는게 그의 생각이다.
우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불통 정치', '권위 정치'에 맞서 싸우겠다. 야당의 존재 이유는 투쟁성과 선명성에 있다"며 "정부·야당을 상대로 아닌 것은 단호하게 반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내대표가 되면 명분 있는 싸움에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 투쟁하고 협상이 필요한 때에는 합리적이고 균형 있는 대안으로 맞서겠다"며 "어떤 경우에도 원칙을 잃지 않으면서 유연성 또한 발휘하는 '부드러운 직선의 투쟁력과 협상력'을 발휘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동철 의원은 제왕적 박근혜 정부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을 바로잡는 일은 온전히 우리 민주당의 몫이라며 강한 야당의 의지를 피력했다.
김 의원은 "그동안 민주당은 정부 여당에 대해 비판하고 반대하는 역할은 충실하게 잘해왔다"면서 "그러나 여기에만 그친다면 반쪽 야당에 불과하며 국민들은 그런 야당에게 정권을 맡기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새롭게 태어나는 민주당은 비록 야당일지라도 국정에 무한책임지는 자세로 창의적 대안을 제시하는 수권역량을 보여줘야 한다"며 "그럴 때 국민들은 우리 민주당을 믿고 안심하고 정권을 맡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철수
야권 정계 개편의 핵으로 떠오른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의 관계설정도 관심거리다. 새 재도부를 구성한 민주당으로서는 안 의원의 정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칫 제1야당이라는 민주당이 안풍(安風)으로 그 지휘를 잃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 의원과 우 의원은 안 의원을 협력적 동반관계로 정의했다.
전 의원은 "안 의원은 협력적 동반관계다. 경쟁과 갈등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라며 "안 의원이 새정치와 민생정치를 표방하고 있고 민주당과 지향점이 같다면 공동법안 발의도 할 수 있다. 양해를 구해 당론으로 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 의원도 "민주당은 안 의원과 경쟁관계이면서 때로는 협력관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김 의원은 안 의원과의 관계설정 이전에 혁신과 변화를 통해 새로운 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안 의원은 야권의 중요 자산"이라며 "안철수 현상이나 안철수 신당론은 결국 민주당이 변화하지 않고 혁신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우선 첫번째 할일은 민주당의 변화와 혁신"이라며 "그리고 그런 민주당, 변화하고 쇄신하는 민주당이 진정성을 가지고 안 의원과 대화하고 소통한다면 결국 안 의원과 민주당은 더 큰 민주당으로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계파갈등
민주당의 계파갈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총선과 대선 패배후 당을 잡아먹는 계파갈등은 청산돼야 한다고 했지만 여전히 당내 곳곳에 뿌리깊게 남아있다.
이번 전대에서 친노(친노무현) 주류가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대선패배의 책임론에 따른 숨고르기 차원이 강하다는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원내대표 경선 주자들도 계파갈등을 청산해 하나된 민주당의 모습을 만들겠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 의원은 "'계파'를 따지거나 '지역 안배'와 같은 한가한 이야기로는 민주당이 당면한 그 어떤 위기도 극복할 수 없다"며 "당장 10월 재보선에서 승리의 발판을 마련해야 내년도 지방선거에서 승리의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원들이 서로 인간적으로 교감하고 정을 나눌 수 있는 그런 힐링 워크숍을 통해 상호 교감과 소통과 화해하는 그런 자리를 가급적이면 많이 만들 것"이라며 "60년 민주당의 역사적 동질감을 만들면 127명이 민주당 당원으로서 또 민주당 소속 의원으로서 동질감과 소속감을 가지고 충분히 계파갈등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지난 대선 패배 이후 민주당 그리고 당원동지 여러분과 많은 의원들이 상처를 받았다"며 "선거 패배 이후의 후유증이라고 하기에는 우리들끼리 주고받은 상처가 너무 컸다"고 밝혔다.
그는 "스스로 잘났다고 '나를 따르라'하는 시대는 지났다. '종들의 종(servus servorum)'으로서 민주당 의원 한분 한분을 진정으로 겸손하게 섬기겠다"면서 "유능한 등반대장은 결코 자기를 앞세우지 않는다. 대원들과 교감하며 대원들을 받들고 섬기고 격려할 뿐이다.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으로 민주당을 이끌겠다"고 약속했다.
김 의원은 당내 주류·비주류 논란은 사라지고 127명 모두가 주류가 되는 민주당을 선언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 127명 모두가 주류가 되는 구조를 만들겠다. 의원총회를 활성화해 논의과정에서부터 모두 참여하고 모두가 무한책임을 지는 구조와 문화를 만들어 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원내대표는 상명하복의 야전사령관이 아니다.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리더십으로 역량을 통합·조정하겠다"며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은 화합형 리더십으로 의원들의 역량과 역할을 통합·조정해내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