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도 인터넷에는 자살, 학교폭력, 성폭력 문제 등 유쾌하지 못한 단어들이 실시간 오르내리는 가운데「밥상머리교육」이라는 자녀교육법이 검색어 목록에 있는 걸 보면서 “맞아 맞아”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가정에서의 올바른 자녀교육이 결국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기본이라는 의견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60, 70년대만 해도 대부분의 가정은 대가족이 함께 밥상에 빙 둘러앉으면 밥 양푼이가 있고, 그 곁에 김치와 자리젓만 있으면 행복한 밥상이 되었던 시절이 있었다. 우리들은 그 밥상머리에서 웃어른이 먼저 수저를 들 때까지 배고픔을 참아가며 어르신을 공경하는 법을 배우고, 서로 양보하고 인내하며, 싫어도 도리를 다하는 삶의 지혜를 자연스럽게 배워 익혔다. 자식들에게는 배고픔을 물려주지 않으려고 소금기를 달고 살았던 어르신들이 지금은 서서히 현역에서 은퇴 하면서 그 시대의 따스한 온기가 흑백사진 속으로 사라지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라는 텃밭의 채소들도 온실에서 자란 것과 자연에서 거칠게 자란 것을 비교해보면 분명한 차이가 난다. 비닐로 바람막이가 되어있는 온실 속의 채소가 온실을 나오면 작은 상처에도 견디질 못할 것이다. 그래서 점점 더 예민해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제라도 서로 의지하면서 더 단단해지고 배려하는 아이들로 클 수 있도록 가정과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하고, 전화나 문자가 아니라 발자국 소리를 자주 들려주면서 보이지 않는 격려와 용기를 주어야 하겠다.
또한 내 가정과 함께 이웃의 가정도 한번씩 돌아보는 미덕을 가졌으면 좋겠다. 담장 너머로 떡 하나도 나누던 예전의 따뜻한 방식으로 돌아간다면 이 시대의 문제는 어느 정도 스스로 해결이 되리라 생각한다.
「희망만이 인생을 유일하게 사랑하는 것이다」라는 말처럼 희망을 상실한 이웃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찾고, 그 희망으로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가 이 기회에 조금씩 가진 것을 나눴으면 한다.
이 가정의 달을 맞아 평소에 소홀했던 가족과 함께 사랑도 나누고, 어려운 이웃에 자그만 배려도 하며, 연중 나눔을 생활화하는 따뜻한 사회분위기 조성을 위해 시민 모두가 함께 동참한다면 자연이 아름다운 곳․사람이 살기 좋은 지상낙원 서귀포시의 꿈은 이루어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