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후보 등록을 마감한 결과 서울 동작갑 전병헌 의원과 광주 광산갑 김동철 의원, 전남 광양·구례 우윤근 의원 등 3명이 도전장을 던졌다. 호남출신 후보 2명에 서울출신 후보 1명인 형국이다.
그러다보니 호남 후보들간의 단일화 여부도 관심사다.
공교롭게도 지난 4일 끝난 5·4전당대회 당대표경선에서도 호남출신 후보 2명에 서울출신 후보 1명이 경쟁했다. 광주 북갑 강기정 의원과 서울 광진갑 김한길 의원, 광주 광산을 이용섭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펼친 바 있다.
이 같은 구도가 반복되는 가장 큰 이유는 민주당 의석의 지역별 분포 자체가 호남과 서울·수도권에 편중돼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의석 127석의 지역별 분포는 서울 30명, 경기 28명, 전북 10명, 전남 10명, 인천 6명, 광주 6명, 대전 3명, 충북 3명, 충남 3명, 제주 3명, 부산 2명, 세종 1명, 경남 1명, 비례 21명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64석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서울·수도권과 26석으로 뒤를 잇는 호남이 당권을 놓고 경쟁을 벌일 공산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 당 안팎의 분석이다.
이 같은 당내 역학구도 탓에 호남 대 서울 경쟁구도가 반복되다보니 지지층이 겹치는 호남권 후보 2명의 단일화 여부가 거듭 선거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문제는 단일화 이슈가 호남권 후보에게 그다지 유리하지 않다는 점이다.
호남지역 민주당 지지자들 중에는 호남정치력 복원을 주장하는 이들만큼이나 당의 외연확대를 요구하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여론은 지난 당대표경선 당시 강기정 의원의 지지를 받은 이용섭 의원이 김한길 의원에게 패하면서 재확인된 바 있다.
이 때문에 김동철 의원과 우윤근 의원은 단일화에 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대신 이들은 과반 득표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1·2위 후보간 2차 투표를 하는 '결선투표제'를 활용해 자연스런 단일화를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당내에선 이번 원내대표 경선 결과가 김한길 대표의 지명직 최고위원 등 주요당직 인선작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호남 출신 원내대표가 나올 경우 호남출신을 배려할 필요성이 크지 않지만 반대의 경우 호남인사 인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 안팎에는 지역안배에 근거한 인선이 이뤄질 경우 신선함이 떨어지고 나아가 당의 변화를 요구하는 유권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존재한다. 김 대표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