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이 4일 전당대회장에서 각자 특색 있는 정견발표로 대의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김한길 당대표 후보는 이날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 참석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정책대의원 1200여명을 거론하며 "제가 당대표가 된다면 당의 중요한 한 축을 노동계가 담당할 수 있도록 민주당의 노동관련 조직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용섭 당대표 후보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 다음 총선에서 광주에 출마하지 않겠다. 당이 원하는 길을 가겠다"며 "지역구도 타파를 시도했던 노무현·정세균·김부겸처럼 저를 버리고 선당후사하는 더 큰 정치를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양승조 최고위원 후보는 "사법고시에 6번 떨어지고 7번째 가서야 합격했다. 힘든 시련을 극복했다"며 "이 자리를 빌려 시험공부 뒷바라지를 하고 노모를 18년간 모신 집사람에게 그동안 고생했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유성엽 후보는 호남유일의 최고위원 후보임을 강조한 뒤 "새롭게 구성되는 지도부는 내년 지방선거를 전국적으로 승리를 이끌 책무가 있다"며 "영남권 1명, 충청권 1명, 수도권도 1명, 호남권도 1명씩 최고위원을 지도부에 넣어야 한다. 균형 잡힌 지도부가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민석 최고위원 후보는 "100년전 오늘 중국에서는 5·4혁명이 있었다. 묵묵히 민주당을 지켜온 대의원들이 오늘 민주당의 5·4혁명을 만들어 달다"며 "뒷줄에 있던 안민석을 오늘 앞줄로 세워 달라"고 말했다.
우원식 최고위원 후보는 정부조직법 개정협상을 주도한 사실을 강조하며 "박근혜에 맞서 방송의 공정성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정부조직개편 52일 간, 원칙과 뚝심으로 맞섰다. 당을 하나로 똘똘 뭉치게 했고 우리는 승리했다"고 말했다.
윤호중 최고위원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이 탄압과 시련을 뚫고 피어나는 인동초고 노무현 대통령은 비바람 속에 피어나는 야생화라면 윤호중은 인동초와 야생화를 떠받치는 들풀"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신경민 최고위원 후보는 "전직 MBC앵커였다. 클로징멘트로 MB정부를 비판하자 권력은 저를 탄압했다. 원세훈이 사찰했고 재벌이 압력을 넣어 광고를 다 들어냈다"며 "좋은 자리로 유혹했지만 저는 무릎 꿇지 않았다. 원칙과 소신을 굽히지 않았고 말한 대로 행동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조경태 최고위원 후보는 "부산에서 외롭고 힘들게 3선의원이 됐지만 중앙에서 당직 하나 맡지 못했다"며 "부산 3선 저 조경태에게 당직 하나 달라. 최고위원으로 뽑아 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일부 후보들은 계파 패권주의 문제를 둘러싸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비주류로 분류되는 유성엽 후보는 "지난 대선 패배에 이어 4·24 재보궐선거의 결과가 너무 참담하다. 서로 책임을 전가하면서 누구 하나 나서서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며 "오늘 전당대회에서 지난 대선 패배의 책임을 엄정하게 물어야 한다. 분명하게 심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 후보는 또 전날 탈당한 친노 인사 문성근 전 대표 권한대행을 겨냥, "어제 문성근 대표 권한대행이 탈당의사를 밝혔다. 탈당이 지도자로서 책임지는 모습이냐"고 비난했다.
이에 범주류로 분류되는 윤호중 후보는 "특정 계파는 절대로 안 된다는 식의 신패권주의를 막아내고 견제와 균형의 중심추가 되겠다. 민주당의 중심을 확실하게 잡아 국민의 지지를 받는 민주당의 소중한 정치적 자산을 지켜내겠다"며 반발했다.【고양=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