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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제 도서관에 재능을 기부하세요"
[기고]“이제 도서관에 재능을 기부하세요"
  • 나는기자다
  • 승인 2013.04.0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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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숙 안덕산방도서관

▲ 정미숙 안덕산방도서관
지난 3월 초 제법 쌀쌀한 날씨에 한국국제학교(KIS)학생들을 태운 버스가 안덕산방도서관에 도착했다. 잠시 후 고사리 손을 한 아이들이 도서관으로 몰려왔다. 인솔한 외국인 선생님을 처음 본 아이들은 눈이 둥그레졌고, 한동안 낯설어하는 아이들 앞에 학생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잠시 후 학생들과 아이들은 같이 게임을 하고 종이를 접어주면서 친해졌고 언니 오빠들이 읽어주는 영어동화를 신기해 하며 듣고 있었다. 한국국제학교학생들이 아이들에게 영어동화를 읽어주기 위해 마련된 행사의 풍경이다. 행사가 끝날 무렵 아이들 중 하나는 헤어지기 싫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유난히 낯을 가리는 아동을 위해 신문지 축구공을 만들어 주었던 학생은 며칠 후 아동의 생일날에 진짜 축구공을 선물하겠다며 내게 아이의 주소를 물어왔다. 학생들과 아동들 모두 행사가 끝났는데도 기념사진을 찍어 달라며 그 자리를 쉽게 떠나지 못하였다. 도서관에서 짧은 시간 만남이 가져다 준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3월 행사가 단기였다면 4월부터는 국제학교 11명의 멘토 학생들이 『영어동화친구』아동들에게 영어동화를 읽어주고 아동의 수준에 맞는 영어 학습을 지도하는 장기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국제학교 학생들의 자발적인 재능기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학생들은 자신의 재능을 기부함으로써 보람을 느끼고 아동들과 만남을 통해 인성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아동들도 새로운 문화를 만나는 경험을 할 것이다. 도서관도 예산을 절감하며 감동이 있는 장소로 거듭날 것이다.

도서관은 책과 정보만 있는 곳이 아니다. 도서관은 사람이 있고 만남이 있고 소통이 이루어지는 장소인 것이다. 도서관에 자신이 가진 재능을 기부하고 나누는 것이야 말로 지역의 아동을 키우고, 주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가장 보람되고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다행히 최근 불고 있는 귀농열풍으로 다양한 분야의 문화이주자들이 제주에 오고 있다. 잘만 활용하면 조그마한 농어촌 도서관도 대도시에서 누릴 수 있는 풍성하고 수준 높은 프로그램으로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이제 도서관은 지역의 재능 있는 인적자원을 발굴하고 기꺼이 도서관에 자신의 재능을 기부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성원해 주어야 할 것이다. 제주는 전국적으로 인구수당 도서관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이제 하드웨어는 충분하다. 질적으로 수준 높은 도서관문화를 만들고 주민들의 실질적인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보다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할 때이다. 재능기부, 자원봉사 문화도 그러한 내실을 다지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재능을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모두 의미 있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도서관만한 곳이 없다고 생각한다. 설사 당장은 보이지 않더라도 차곡차곡 쌓이면 작지만 의미 있고 아름다운 기적이 만들어 질 것 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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