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 후보들은 안 후보의 최대무기이자 전유물이다시피 한 '새 정치'를 앞 다퉈 표방하는 방식으로 지지율 1위인 안 후보를 견제하고 나섰다.
진보정의당 김지선 후보는 이날 노원구 상계동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발족식에 참석해 안 후보를 겨냥, "저 역시 새로운 정치를 원한다. 국민의 정치 불신이 높아지고 야권과 진보세력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고 있는 지금, 새 정치의 출현은 모두에게 절실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입장이 없는 것이 새 정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싸우지 않는 것이 새 정치의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안 후보를 공격했다. 또 "새 정치는 가진 것이라고는 투표권 밖에 없는 사회 약자와 서민을 위해, 조금 더 인간적이고 더 정의로운 결과를 내 놓는 정치여야 한다"고 새 정치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새 정치는 훈수를 두고 심판을 보는 정치가 아니라 약자와 서민을 위해 자기 입장을 내놓고 제대로 싸우는 정치여야 한다"며 "새 정치는 싸우면서도 상대편의 입장을 듣고 타협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치여야 한다"고 안 후보를 향해 훈수를 뒀다.
이날 발족식에 참석한 문대골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안 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주변사람들이 노원병으로 가자고 할 때 '내가 새 정치를 말한 사람인데 난 그럴 수 없다. 거긴 노회찬이 있지 않느냐'라고 했어야 새 정치를 하는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안철수를 정치현장에서 지워내는 게 이 늙은이에게 주어진 과제이자 역사적인 소명이라 생각한다"고 안 후보를 향한 적대감을 드러냈다.
이정미 대변인도 "이제 진보정의당은 김지선이 펼치는 새 정치로 안철수의 새 정치와 아름다운 경쟁을 펼치겠다"며 안 후보의 새 정치를 뺏어오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통합진보당 정태흥 후보도 안철수식 새 정치를 비판했다.
정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른바 새 정치에 관해 서민의 땀과 노동자의 눈물에서 새 정치가 출발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다"며 "민주주의가 빠진 새 정치는 허구이자 기만"이라고 안 후보를 공격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를 향해 "이석기·김재연 의원 자격심사 폭거에 대해 과연 어떤 입장이냐"며 "국민 앞에, 노원병 유권자 앞에 민주주의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 달라"고 촉구했다.
새누리당의 공천을 기다리고 있는 허준영 전 경찰청장 역시 안철수식 새 정치에 도전장을 내민 바 있다.
허 전 청장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주민 앞에 꿇어앉는 가장 낮은 자세로 겸허하게 허준영식 새 정치인 무릎정치를 하겠다"며 안 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안철수씨가 주창하는 '새 정치', 말은 참 좋지만 상계동 분들은 새 정치나 정치 판도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할 정도로 여유로운 분들이 아니다"라며 "입만 열면 국민을 위한 새 정치를 이야기하는데 저는 눈만 뜨면 민생 안녕을 실천해온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또 "안 전 교수는 서울시장에 출마하려다 그만두고,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고 또 그만두고, 미국으로 훌쩍 떠났다가 83일 만에 나타나 국회의원 되고 싶다고 한다"며 "권력욕이 안철수식 새 정치냐"고 비판했다.
이처럼 새 정치 표어를 두고 후보들간 쟁탈전과 신경전이 벌어지면서 노원병 보궐선거가 안철수식 새 정치의 진정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