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패권은 도미니카공화국에 돌아갔다.

수많은 메이저리거를 배출한 야구 강대국답지 않게 2006년 1회 대회 4강 탈락, 2009년 2회 대회 1라운드 탈락으로 체면을 구겼던 도미니카는 사상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도미니카는 1라운드와 2라운드 6경기와 준결승과 결승전을 모두 이기며 첫 전승(8승) 우승이라는 기록도 남겼다.
선발 데두노는 5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역사적인 결승전 승리투수가 됐다.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주전 유격수 호세 레예스는 4타수 2안타 1득점으로 공격 첨병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 거포 에드윈 엔카나시온은 2타점 결승타로 기대에 부응했다.
도미니카는 1회말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엔카나시온은 1사 1,3루에서 중견수 키를 훌쩍 넘기는 2루타로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 들였다. 푸에르토리코는 로빈슨 카노를 고의사구로 내보낸 뒤 엔카나시온에게 병살타를 유도하려 했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
푸에르토리코는 4회와 5회 선두타자를 내보내며 역전을 노렸다. 하지만 4회 무사 1루에서는 야디어 몰리나의 병살타로 흐름이 끊겼고 5회 2사 1,2루에서는 믿었던 앙헬 파간마저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다.
두 차례 위기를 넘긴 도미니카는 5회 추가점을 뽑았다. 에릭 아이바는 2사 2루에서 우익수 옆으로 빠지는 2루타를 쳐 3-0을 만들었다.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공이었지만 절묘하게 잡아당겨 1루수 키를 넘겼다.
줄곧 끌려가던 푸에르토리코는 7회 무사 1,2루의 기회를 잡았다. 도미니카의 계투진을 고려하면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였다.
홈런 한 방이면 동점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물 먹은 타선은 어김없이 기대를 빗나갔다. 삼진 2개로 순식간에 2사에 몰렸고 헤수스 펠리치아노마저 3루수 파울 플라이에 그쳐 득점에 실패했다. 8회와 9회 무사 1루에서도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도미니카는 끈끈한 수비로 실점을 봉쇄했다. 5회 1사 2루에서는 2루타성 타구를 중견수 알레한드로 데아자가 달려가서 건져냈고 베테랑 3루수 미구엘 테하다는 7회 넘어지면서 파울 플라이를 잡아내 사기를 끌어올렸다.
도미니카 선수들은 우승이 확정되자 마운드로 몰려나와 익살스러운 세리머니로 기쁨을 만끽했다.
푸에르토리코는 선두타자가 6차례나 나서며 도미니카를 압박했지만 집중력 부족으로 준우승에 그쳤다. 선발 지안카를로 알바라도가 1이닝 2피안타 2실점으로 일찍 무너진 것도 아쉬웠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