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이후 80일 가까이 미국에 체류한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한 구상을 매듭짓고 10일께 귀국한다. 4월 재보궐 선거 준비를 위해서다.
대선에서 정치적 고배를 마신 안 전 후보가 짧은기간동안의 '와신상담'끝에 내린 첫 결정이 바로 노원병 보궐선거다.
이 때문에 다소 밋밋할 수 있었던 이번 재보궐선거가 전국적 주목을 끌게됐다. 서울 노원병은 이번 재보궐 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게 됐다.
새누리당에게는 박근혜 정부의 첫 평가로, 민주통합당은 새 지도부가 리더십 확보를 위해, 안 전 후보측에게는 정치 세력화에 시동을 걸 수 있다는 점에서 재보궐선거는 양보할 수 없는 진검승부가 예상된다.
일단 새누리당은 다소 여유로운 상황이다. 새누리당이 차지하고 있던 의석에서 재보궐선거가 실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밑져야 본전'이라는 분위기가 강하다는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특히 야권 단일화가 무산되면 승산도 적지않다. 당내에서는 '박근혜 키즈'로 불리는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과 허준영 전 코레일 사장, 홍정욱 전 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반면 민주당은 정치권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김현 대변인이 "안 전 후보가 야권단일화와 대선을 함께 치른 분으로 대선 후 정치를 계속한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켰다고 본다"며 말을 아꼈지만 내부적으로는 안 전 후보의 등장으로 다소 난처한 상황에 처해 있는 분위기다.
대선평가나 당혁신 방안 마련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정치판 전체를 흔들 변수인 안 전 후보의 재등장이 민주당에 가져올 파급에 상당히 신경을 곧추세우고 있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당장 노원병 선거구에 후보를 내는 부분에 대해서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안 전 후보가 단일화 과정에서 대선후보를 양보한 점에서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반면 안 전 후보에게 모든 관심이 쏠리는 상황에서 후보도 내지 않고 야권연대의 가능성마저 포기하는 것은 추후 야권분열의 출발점이 된다는 점에서 후보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일단 민주당에서는 정동영 상임고문과 임종석 전 의원, 박용진 대변인, 김성환 노원구청장, 이동섭 지역위원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진보정당의 발걸음은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비례대표 부정경선 사태로 갈라섰던 양당이 노원병에서 재대결을 펼치게 돼 이들의 각축전도 무시할 수 없다.
진보정의당은 노회찬 공동대표의 경제민주화와 사법개혁의 노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워 노원병 수복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다.
당 안팎에서는 민주당 고 김근태 상임고문의 부인인 인재근 의원이 김 고문의 지역구인 도봉갑에서 당선된 점에 착안해 노 공동대표의 부인인 김지선씨를 후보로 내세우는 방안이 유력하다.
통합진보당은 분당으로 수세에 몰린 당을 정비할 기회를 노원병 선거에서 찾는다는 전략아래 전력을 다할 방침이다. 노원병에서 후보를 당선시켜 서울에 교두보를 마련함으로써 다가오는 10월 재보궐선거까지 기세를 이어가 추가 의석 확보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정희 대표가 출마를 고사한 가운데 유선희 최고위원, 정태흥 서울시당 위원장, 조현실 보좌관(김재연 의원실) 등이 노원병 보궐선거 후보로 추천받은 것으로 확인됐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