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7번방의 선물‘은 23일 하루 667개관에서 3306회 상영되며 33만5602명을 모아 범죄 드라마물 ’신세계‘(감독 박훈정)에 이어 2위를 지키는 한편 지난달 23일 개봉 이후 누적 관객을 1002만6790명으로 불렸다. 32일 만이다.
한국영화 중 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으로 6번째, 2004년 ‘태극기 휘날리며’(1174만6135명), 2003년 ‘실미도’(1108만1000명) 등이 포함된 영진위 공식통계 기준으로는 8번째로 1000만 관객을 기록하게 됐다.
1000만명 이상이 본 최최의 국산 코미디(휴먼, 로맨틱, 정통 등)물이다. 역대 1000만명 돌파 영화는 드라마, 액션, 사극 일색이다. 코미디는 2008년 ‘과속 스캔들’(감독 강형철)이 올린 824만5523명이 한계였다.
비수기인 1~2월에 올린 기록이라는 점도 특기해야 한다. 지난해 여름 액션물 ‘도둑들’(감독 최동훈)을 비롯해 대부분의 1000만 영화들이 7~8월과 12월~1월 성수기에 흥행에 성공했다. 그나마 비수기 1000만 영화로는 9월13일 개봉한 사극 ‘광해, 왕이 된 남자’(1231만9542명) 정도다. 1000만 관객을 챙기는데 걸린 기간은 38일로 ‘7번방의 선물’이 6일 빠르다.
총제작비는 58억원(순제작비 35억원)이다. 역대 1000만 돌파 국내외 영화 중 최저 제작비다. 그 동안 1000만 영화라면 총제작비 100억원 전후를 쏟아부은 것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손익 분기점은 170만~200만명이다. 제작비 대비 5배 이상의 수익을 올리게 됐다.
독립 배급사 NEW도 이 영화로 2008년 창립 이래 처음으로 1000만 영화를 갖게 됐다. CJ CGV와 같은 그룹 소속인 CJ엔터테인먼트, 롯데시네마를 안에 거느린 롯데엔터테인먼트와 달리 상영 체인이 없는 한계를 영화의 힘 만으로 넘어섰다. 지난해 투자 배급한 김기덕(52) 감독의 ‘피에타’가 제6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차지한 것에 이은 또 다른 성과다. 김우택(49) 대표는 “회사의 첫 1000만 작품이 탄생하게 돼 기쁘고 감사하다. 진정성 하나로 관객과 소통한 결과여서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류승룡은 ‘흥행킹’으로 자리 잡게 됐다. 2011년 액션 사극 ‘최종병기 활’(747만633명), 2012년 멜로 ‘내 아내의 모든 것’(459만8973명) 등은 박해일(36), 임수정(33), 이선균(38), 이병헌(43) 등과의 협업이었다. 첫 원톱 주연인 데다 카리스마 넘치는 이미지를 활용한 기존의 작품들과 달리 달리 여섯살 지능의 딸 바보 캐릭터였던 만큼 우려와 기대가 교차됐다. 결과는 기대했던 사람들의 승리다.
이환경(43) 감독과 제작사 화인웍스 김민기(49) 대표도 재기했다. 2011년 스포츠 휴먼 드라마 ‘챔프’를 선보였지만 53만5766명을 들이는데 그치며 고배를 들어야 했던 그들이다. 영화를 한 번 실패하면 한 동안 재기 기회를 잡지 못하지만 이 감독은 김 대표의 배려로 곧바로 메가폰을 잡았고 제대로 보은했다. 이 감독은 “‘챔프’가 당시 저조한 성적을 냈음에도 김 대표는 나를 탓하기는 커녕 ‘대한민국 최고의 휴머니즘 감독’이라고 늘 격려해줬다”면서 “항상 믿어주고 밀어준 김 대표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말했다.
남은 관심사는 ‘7번방의 선물’이 앞으로 얼마나 더 큰 흥행기록을 세우느냐다. 마침 극장가에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영화가 홍수다. ‘신세계’를 비롯해 할리우드 액션 ‘라스트 스탠드’(감독 김지운), 범죄 드라마 ‘분노의 윤리학’(감독 박명랑) 등 21일 개봉작들이 다 그렇다. 28일 개봉하는 할리우드 스릴러 ‘스토커’(감독 박찬욱)도 마찬가지다. 만화영화가 주로 낮 시간에 상영되는 만큼 낮밤에 모두 볼 수 있는 유일한 가족영화다. 24일부터 3·1절 연휴가 끝나는 3월3일까지 너끈히 150만명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된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