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5년간의 청와대 생활을 접고 퇴임 준비에 들어간 가운데 임기 종료를 이틀 앞둔 22일 청와대는 새로 입주할 차기 정부 사람들을 위한 이사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다.
청와대를 떠나는 이들은 개인 물품을 정리하고 외부 반출이 금지된 내부 업무문서들을 파쇄하는 등 짐 꾸리기가 한창이다.
청와대 앞마당은 최근 대청소가 실시돼 새 주인을 맞이할 준비도 끝냈다. 수백개의 종이상자로 실어 나르던 1088만건의 대통령기록물 이관작업도 마무리됐다.
청와대 직원들은 만감이 교차하는 모습이다. 원 소속 부처로 복귀를 앞둔 한 비서관은 "여기에 온지 1~2년 가량 됐는데 청와대에서 조정업무라던가 원래 있던 부처에서 배우기 어려웠던 업무들을 참 많이 배웠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여기 올때 책 몇권만 들고 왔는데 떠날 때도 개인비품 몇개만 달랑 갖고 나가게 됐다"며 시원섭섭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른 파견 공무원은 "오늘도 정부조직개편 관련 여야 담판이 결렬됐다는데 우리 부처의 핵심기능을 다른 곳에 넘겨준 상황이라 우려가 크다"며 "장관 내정자가 새로 오게 될 청와대 수석과 업무협조를 잘 해서 부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임기가 끝나는 24일 자정까지 빈틈이 생기지 않게 철저한 대비를 직원들과 참모들에게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직원들과의 다과회를 겸한 마지막 조회에서 "만나고 헤어진다는 것은 번화하고 진화하는 것이니까 착잡하게 생각하지 말라"며 "수고했고 고맙고 계속 전진해 가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다들 고생해서 마지막까지 촘촘히 챙겨 큰 일이 없었다"며 "남은 이틀도 마지막까지 점검해서 24일 자정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고 챙기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군 수뇌부와 티타임을 갖고 저녁에는 강창희 국회의장과 양승태 대법원장, 김황식 국무총리, 전직 국무총리와 전현직 장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임환송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또 임기 마지막날인 24일에도 공식일정으로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와의 마지막 정상 접견을 가진 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저로 돌아간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