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 측극 비리에 대해 거듭 사과를 하는 한편, 퇴임후 꽃피는 계절이 오면, 4대 강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우리 강산을 둘러보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대국민 고별담화를 통해 “대한민국은 더 이상 변방의 작은 나라가 아닌 세계의 중심국가가 됐으며,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이같이 자평했다.
이 대통령은 "장구한 세계사 속에서 위기는 강한 나라와 약한 나라의 위치를 바꾸는 큰 분수령이 됐다 ”면서 “이 정부 5년의 공과에 대한 평가는 모두 역사에 맡기고자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미국·유럽 등과 FTA(자유무역협정)를 통한 경제영토 확장, 국가신용등급 상승, 경제위기 조기극복 등을 임기중 주요 치적으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한·아세안, 한·EU(유럽연합), 한·미FTA 등을 통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넓은 경제영토를 개척했으며, 무역 1조 달러 시대를 달성하고 세계 7대 무역 강국으로 우뚝 섰다”고 평가했다.
특히 “세계 주요국의 국가신용등급이 모두 떨어지는 가운데, 대한민국 국가신용등급은 지난 5년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4개국 중 가장 높이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이번 전대미문의 경제위기 또한 대한민국의 위상과 국격을 높일 기회라는 것을 직감했고, 마침내 현실로 만들었다”고 자평했다.
이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145차례에 걸쳐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며 통화스왑 등 선제적 대응을 통해 재도약의 기회를 만든 리더십에 강한 자부심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감사원의 총체적 부실 판단으로 논란이 끊이질 않는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국제기구의 평가를 근거로 섣부른 판단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국내 일부에서 논란도 있지만, 해외 전문가 그룹들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현정부의 비핵·개방화·3000원칙에 대해서는 원칙있는 대북정책으로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5년이 북한이 진정한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고 상생공영의 남북관계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원칙과 신뢰가 바탕이 되야 한다는 점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국내 정치를 위해 남북관계를 이용하지도 않았고, 실질적인 변화없이는 일방적 지원도 절제했다”며 “도발에 대해서는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3차 핵실험을 강행한 김정은 북한 지도부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북한 정권은 핵실험에 성공했다고 자축하고 있지만, 핵과 미사일이 북한을 지켜주지 못할 것이고, 국제사회의 고립과 제재를 자초해 막다른 길로 점점 다가가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의장 등 측근 비리에 대해서는 거듭 사의를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도적적으로 흠결 없는 정부를 간절히 바랬지만 제 주변의 일로 국민들게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 대통령은 끝으로 “이제 저는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간다”며 “대통령의 의무는 끝나도 국민 행복을 위한 저의 명예로운 의무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퇴임 후 꽃피는 계절이 오면, 4대 강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우리 강산을 한번 둘러보고 싶다”고 덧붙였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