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지애는 17일(한국시간) 호주 야랄룸라의 로열 캔버라 골프클럽(파73·6679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ISPS 한다 위민스 호주오픈(총상금 120만 달러) 대회 최종일 버디 3개, 보기 2개를 기록해 최종합계 18언더파 274타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지난해 10월 메이저대회인 리코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을 차지한 이후 약 4개월 만에 우승을 추가했다. LPGA 통산 11번째 우승과 함께 우승 상금 18만 달러(약 1억9400만원)를 챙겼다.
신지애는 지난해 제시카 코다(20·미국)에 이어 이 대회 두 번째 우승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대회는 2012년 LPGA 투어 대회로 승격돼 올해로 두 번째 대회를 맞이했다.
여러모로 뜻 깊은 대회였다. 캔버라 골프클럽 개장 100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
신지애는 "한 달 전에 이곳에 처음 와서 연습을 했는데 훌륭한 코스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날씨가 좋지 않아서 우려했지만 결국 우승을 차지해 너무 행복하다. 내년에도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고 우승 소감을 남겼다.
LPGA 통산 11번의 우승을 차지하는 동안 개막전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09년 3월 HSBC 위민스 챔피언스가 그동안 가장 빠른 우승이었다. 시즌 첫 대회부터 우승을 차지한 신지애는 올 시즌 기대감을 높였다.
'프로잡는 아마추어'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6·한국명 고보경)는 공동 선두로 출발해 끝까지 분전을 펼쳤지만 우승의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다.
더블보기 1개, 보기 4개를 토해내는 동안 버디는 3개에 그쳤다. 이날 3타를 잃어 최종합계 14언더파 278타 단독 3위에 머물렀다.
세계랭킹 1위 청야니(24·대만)는 마지막 날 7타를 줄이는 무서운 기세로 우승권에 도전했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76타로 신지애에 2타 뒤져 준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마지막 날 선두를 내주지 않는다고 해서 '파이널 퀸'으로 불렸던 신지애이지만 이날 만큼은 달랐다.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하며 단독 선두와 공동 선두를 오르내렸다.
1번홀부터 버디를 솎아내며 리디아 고를 따돌렸지만 5번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흔들렸다. 리디아 고의 초반 부진으로 한 때 2타 차까지 앞서 나간 신지애는 12번홀에서 보기를 추가해 리디아 고에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13번홀(파3) 짧은 홀을 파로 통과하며 숨을 고른 신지애는 14번홀(파4)에서 일을 냈다.
세컨드 샷을 그린 뒤 러프에 빠뜨렸지만 그린 밖에서 시도한 칩샷이 깃대를 맞고 그대로 홀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진검 승부는 이때부터 펼쳐졌다. 같은 홀에서 보기를 기록한 리디아 고는 3위로 떨어졌고 맹추격을 벌인 '라이벌' 청야니가 2위까지 치고 올라오며 신지애를 위협했다.
14번홀에서의 환상적인 버디를 잡아낸 신지애는 이때 얻은 자신감으로 15번홀에서도 버디퍼트를 떨궜다. 청야니를 2타 차로 따돌리며 사실상 우승을 예약했다.
16~18번홀을 파로 막은 신지애는 우승을 확정했다. 챔피언 퍼트를 마친 신지애는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곧바로 캐디를 찾아 포옹을 하며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신지애가 기쁨을 만끽하는 사이 동료 이일희(25·볼빅)가 물을 부으며 우승을 축하하기도 했다.
디펜딩 챔피언 코다는 최종합계 7언더파 285타로 공동 18위에 랭크됐고 이 대회 통산 4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베테랑' 캐리 웹(39·호주)은 최종합계 5언더파 287타로 공동 36위에 머물렀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