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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고사리
[기고]고사리
  • 양대영 기자
  • 승인 2013.02.13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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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창 남원읍 소득지원담당

▲ 정윤창 남원읍 소득지원담당
솜털처럼 작으면서 부드럽고 앙증스러운 어리아이 손을 이를 때 우리는 흔히 ‘고사리 손’이라 말한다. 그건 아마도 “음력 2, 3월에 싹이 나면 어린이의 주먹모양과 같은데 펴지면 봉황새의 꼬리와 같다.”고 고사리를 멋들어지게 표현한 옛 고서 약학서인 ≪본초강목≫의 영향인지도 모르겠다. 좀더 깊이 들어가면 고사리(高事理)는 이치에 닿는 높은 사고의식으로 일을 하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한다. 모양 또한 하늘로 기(氣)가 솟아오르는 모습을 하고 있다하여 예로부터 제사음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귀한 나물로 현재까지 그 자리를 꿰차고 있다.

고사리는 4월 하순에서 5월 상순 사이에 따서 반나절정도 햇빛에 말린 후 삶아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전해진다. 마른고사리는 물에 2~3시간 불린 후 삶아주고 삶은 고사리는 찬 물에 헹구어 물에 담가 놓으면 먹기 좋은 상태로 불어난다. 고사리를 물에 담가 놓는 것은 고사리의 쓴 맛을 없애기 위한 생활 지혜이다. 고사리는 몸속 살균효과는 물론 식이섬유소질을 다량 함유되어 있어 변비와 다이어트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단백질 또한 풍부해 산에서 나는 쇠고기라 불리기도 하는 예칭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런 고사리라면 뭐니 해도 제주산 고사리가 으뜸이다.

안개 자욱한 고사리 장마가 끝날 무렵 4월 중순부터 청정한 한라산 중턱 들판엔 천연 이슬을 머금은 생 고사리가 지천을 이룬다. 청정 제주 한라산 고사리다. 이 무렵이면 한라산 중산간 들녘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고사리꾼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보기 드문 풍경에 고사리 꺾는 그 재미 또한 쏠쏠하다.

매년 4월 끝자락이 되면 국토 최남단에 위치한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마을 남원 일원에선 한라산 청정 고사리를 테마로 한 아주 특별한 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열아홉 번째다. 올해에는 그동안 단순 고사리 꺾기에서 벗어나 “한라산 청정 고사리투어 테마 축제”로 새롭게 변신을 시도한다. 기간도 2일에서 과감히 15일간으로 늘렸다. 한라산 들녘과 오름 그리고 바다를 아우르는 1박 2일 고사리투어라는 다양한 테마 체험 프로그램으로 남원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추억 여행을 선보일 예정이다.

소박하고 인정 많은 남원 사람들에겐 고사리는 희망의 아이콘이다. 한라산 들녘과 오름 그리고 바다를 한 아름 품고 있는 남원에서 이제 손님들을 맞을 채비가 한창이다. 찾고 싶고 머물고 싶은 마을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한라산 청청 고사리가 익어가는 사월과 오월에 인심 좋은 사람들이 사는 남원에서 그 변화를 함께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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