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학교' 1진 오정호, 현실에서는 전교2등
드라마 '학교' 1진 오정호, 현실에서는 전교2등
  • 나는기자다
  • 승인 2013.02.05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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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2TV 월화드라마 '학교 2013'에서 오정호를 연기한 곽정욱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서울=뉴시스】
"선생님은 센 척하는 거지만 저는 진짜 세거든요."

수업시간, 책상에 다리를 올리고 잠을 잔다. 선생들의 지적은 잔소리요, 시비다. 자신을 때리려는 여교사의 손목을 잡고 주먹을 움켜쥐기도 한다. 승리고 2학년2반 '오정호'다.

1진답게 말수도 적다. "야" "담배 있냐" "죽을래" 등 짧은 말로 으르렁거리는 식이다. KBS 2TV 월화드라마 '학교 2013'(극본 이현주 고정원·연출 이민홍 이응복)에서 '오정호'를 연기한 곽정욱(23)은 그래서 고민이 컸다.

"오디션을 볼 때 오정호 대사를 받았다. '노려본다' '가만있다' '뒤돌아서 간다' '들어와 선다' '야 담배 있냐' '쳐다본다' '야 가자'밖에 없었다. 이걸 어떻게 연기해야 할까 고민했다."

"오정호와 나는 비슷한 부분이 거의 없다"며 선한 미소를 짓지만, 그는 '오정호'와 닮았다. 1진 자리에서 밀려나고도 자존심을 굽히지 않는 '오정호'처럼 곽정욱은 데뷔 17년차 연기자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오정호' 역에 독하게 매달렸다.

"오정호라는 친구가 집안 문제 때문에 상처가 있다는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어머니한테 보살핌을 받았다면 그런 머리를 하고 다닐 수가 없을 것 아닌가.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머리스타일로 표현하고 싶었다."

▲ KBS 2TV 월화드라마 '학교 2013'에서 오정호를 연기한 곽정욱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서울=뉴시스】
마음대로 뻗친 머리가 더 곤두섰을 때는 조심해야 한다. "자세하게 보면 머리 스타일이 회마다 달랐다. 평소보다 머리가 더 서 있을 때는 사고가 터진다는 걸 뜻했다. 드라마 후반부로 갈수록 머리가 차분해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

교복 조끼는 받자마자 반납했다. "요즘 1진들은 조끼를 입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명찰도 달지 않았다. 막 나가는 '오정호'가 이름표를 뗐다 붙였다 하는 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학교에 대한 애착을 표현하기 위해 가방은 빼먹지 않고 챙겼다.

물론, 연기준비는 더 했다. 고교시절 전교2등까지 올랐던 우수한 성적,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 5학기 평점 4.0 등 모범적으로 살아온 곽정욱에게 일탈을 반복하는 불량학생 '오정호'는 낯설었기 때문이다.

"오정호를 연기하며 류승범 선배님 같은 느낌이 난다는 말을 듣고 싶었던 것 같다"는 곽정욱은 영화배우 류승범(33)의 작품과 함께 세 친구의 우정을 다룬 영화 '파수꾼'(감독 윤성현·2011)을 훑었다.

"세 친구가 우정을 나누는 게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서 '파수꾼'을 보게 됐다. 세 친구가 어떻게 친해졌고 얼마나 깊은 우정을 나눴는지, 어떤 계기로 멀어졌는지, 사소한 실수로 어떤 감정의 변화들이 생기는지, 그런 것들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 KBS 2TV 월화드라마 '학교 2013'에서 오정호를 연기한 곽정욱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서울=뉴시스】
여섯살 때 KBS 2TV 미니시리즈 '컬러'(1996)로 데뷔해 SBS TV 드라마 '야인시대'(2002), MBC TV 드라마 '선덕여왕'(2009) 등에서 주인공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다. 데뷔 17년째지만 한국에서 미니시리즈 중요배역을 연기한다는 것은 벅찼다.

"촬영이 너무 타이트했다. 주인공들은 훨씬 더 분량이 많은데 괜히 투덜대는 것 같아서 '저 형들이 쓰러지면 나도 쓰러져야지'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다들 버텼다."

'학교 2013'의 '오정호'가 탄생하기까지는 어린 시절 함께 연기를 시작한 유승호(20)의 역할도 컸다. 연기를 포기할 생각을 했을 때 그는 유승호의 활약에 마음을 다잡았다. 친하게 지냈지만 최종 캐스팅은 유승호의 몫이었던 적이 많았다.

곽정욱은 "이번 작품에서도 잘했다고 들었다. 촬영 중간에 잠깐잠깐 봤는데 멋있고 잘하더라. 군대 가는 틈을 타 빨리 치고 올라가야겠다"며 웃었다.【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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