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록밴드 '부활'의 리더 김태원(48)의 딸 김서현(16)은 음악을 향한 열정으로 가득하다. 말레이 민족의 고유한 단검으로 액운을 막아준다는 '크리스'(Kris)라는 예명으로 가수가 되는 소녀다. "예술을 무기로 삼아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뜻을 담았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보고 가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꾼 김서현은 5학년 때부터 통기타를 잡고 스스로 작곡을 하기 시작했다.
31일 선보이는 첫 번째 싱글에 실린 모던록 발라드풍의 타이틀곡 '인 투 더 스카이스'와 미국 컨트리 팝 풍의 '굿바이' 2곡 모두 김서현이 작사·작곡했다.

6학년 시절 혼자 비행기를 타고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가 홀로 1년을 살기도 한 김서현의 성숙함이 배어난다. 초등학교 2학년 때 필리핀으로 유학을 가 한국어가 매끄럽지 못한 그녀가 영어로 가사를 쓴 뒤 전문가가 번역했다.
여섯 살때부터 피아노를 스타트로 바이올린 등 다양한 악기를 섭렵한 것이 작곡에 도움이 되고 있다. 이미 10곡은 만들어 놓았고, 5곡을 더 작업 중이다.

김서현은 "피는 못 속인다"면서도 아빠와 음악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아버지와 저는 과거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도 "세상이 아름다워지기는 바라는 목표는 똑같다"며 웃었다.
"혼자 남아공에서 생활한 것에서 보듯 아빠는 각자의 인생이 있다면서 크게 관여하지 않으세요. 스스로 인생을 책임지라는 거죠. 6학년 때 피아노로 작곡한 곡을 들려드렸는데 아빠가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예술 감각은 음악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번 앨범 재킷 표지는 김서현이 그린 그림으로 낙점됐다. "음악이든 그림이든 제가 느끼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마음이다.
음악을 통해 누군가의 멘토가 되는 것이 꿈이다. 크리스 김서현은 "세상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제가 좋아하는 음악으로 위로를 줬으면 해요. 더 잘 된다면 누구가에게 필요한 사람이거나 멘토로 다가가면 정말 좋겠어요"라며 눈을 반짝였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