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몸이 달아
-John Masefield-
나는 아무래도 다시 바다로 가야겠구나, 그 호젓한 바다와 하늘로 가야겠구나,
높다란 배 한 척과 겨냥할 별 하나와 돌아치는 킷바퀴, 노래하는 바람, 흔들리는 흰 돛이 있으면 나는 그만이어라,
잿빛 바다와 노을, 잿빛 틔여 오는 새벽이 있으면 나는 그만이어라
흐르는 조류의 부름은 어쩌지 못할 미칠 듯 쟁쟁이 울려 오는 부름,
나는 아무래도 다시 바다로 가야겠구나,
흰구름 나부끼는 바람 부는 하루와.
흩날리는 물보배, 쓸리우는 물거품 그리고 울음 우는 갈매기가 있으면 나는 그만이어라.
나는 아무래도 다시 바다로 가야겠구나, 떠도는 집시의 신세로,
갈매기가 가고 고래가 가는 길, 바람이 칼날 같은 거기를 나도 가야겠구나,
껄껄대는 친구놈이 신나는 이야기와,
이윽고 일이 끝난 뒤 곤한 잠과 구수한 꿈이 있으면 나는 그만이어라.
배와 푸른 하늘과, 갈매기와 파도치는 바다가 보이는 듯 들리는 듯 선하다. 호젓하고, 흰돛단 배 한척, 잿빛 바다 노을, 킷 바퀴, 노래하는 바람, 흰 구름을 일으키는 바람, 갈갈매기 떼, 고래가 있는 그런 바다에 몸이 달아 가고 싶다고 한다. 자연시적인 풍이 물씬 풍긴다. 이제 이런 바닷가가 어디 있겠나. 그저 작품속에서나 대할수 있음이 안타깝다. 그래서 시나 그림 등 예술작품이 소중함을 더해주는 것이 아닐까. 이시의 작가 존 매스필드는 영국의 리버풀 출생의 시인이다. 어릴 적에 선원 생활을 시작한 후(1891), 미국에 3년 체재(1895)하고, 하층 사회의 생활을 체험한 후 귀국하여 저널리스트가 되었다. 그는 해양시를 썼으나 사회적ㆍ종교적 관심이 현저한 《영원한 자비 The Everlasting Mercy(1911)》로 명성을 높이고, 뒤에 사냥ㆍ경마ㆍ고전설(古典說) 등에서 취재한 작품을 썼다. 1930년 계관 시인(桂冠詩人)으로서 희곡ㆍ소설ㆍ평론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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