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처럼 높은 투표율에는 유명인들의 독려도 한몫했다. 이른 아침부터 스타들은 각 지역구 투표소를 찾아 인증샷을 남겼다. SNS를 통해 대중에게 투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투표율을 놓고 이색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개그맨 박성광(31)은 "많은 유명 인사분들이 투표율이 70%를 넘는 것에 대한 공약을 거시는데 저희 용녀(용감한 녀석들)는 결혼식 축가 70쌍 공짜! 투표합시다"는 글을 올렸다. 투표율 발표 후에는 "첫 번째 축가 당선자님 경북 영주에 계신 신모씨입니다. 일요일 인증샷 올릴게요"라고 약속을 이행했다.
탤런트 홍석천(41)은 "투표 인증샷을 찍어 오면 이태원에 새로 개업한 레스토랑 식사 값을 30% 할인해주겠다"고 말해 호응을 받았다.
개그맨 김원효(31)는 "투표율이 너무 좋아 문득 떠오른 공약, 71%를 넘으면 (김)대희 형이랑 '어르신' 분장으로 클럽에 가겠다"고 공약했다. 투표율이 공개된 후에는 "헉! 어르신 한복 곱게 펴놔야겠다"고 실천 의지를 보였다.
가수 박기영(35)은 투표 인증샷과 함께 "희동공주(태명)를 품고 있는 모습을 공개하겠다"고 말했으며 MC 김제동(38)은 "잠자는 사람은 꿈을 꾸고 투표하는 사람은 대통령을 만듭니다. 투표율이 높으면 저녁에 만나는 사람마다 제가 술 쏩니다. 파산하자"고 알렸다.
'파리의 연인' '시크릿가든' '신사의 품격' 등의 극작가 김은숙씨는 "투표하고 인증샷 보내시는 분께는 한 분도 빠짐없이 내년 10월 방송 예정인 제 드라마의 대본을 반드시, 꼭, 죽어도, 보내드리겠습니다"고 말했다.
투표율 80% 공약을 내세워 수포로 돌아갔지만 가수 이효리(33)는 "(80%가 넘으면) 섹시 모바일 화보를 무료로 배포하고 싶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투표독려 차원을 넘어선 과도한 공약으로 '누구를 위한 공약인가'를 되묻게 한 경우도 있다. 젊은 세대의 투표를 유도한 스타들의 순수한 뜻을 퇴색시켰다는 지적이다.
KBS 2TV '개그콘서트-거지의 품격'에 출연 중인 개그우먼 김지민(28)은 "투표율이 70%를 넘으면 '거지의 품격' 녹화 내용을 해변으로 짤 거예요. 당연히 의상은 해변이니까. 투표합시다"며 해변의상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모델 겸 연극배우 라리사(29)는 '교수와 여제자3' 공연장에서 "투표율 75%를 넘으면 대학로에서 알몸으로 말춤을 추겠다"면서 "투표율이 높아 공약을 지켜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다. 하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투표율이 높게 올라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동료 연기자들과 공약 실천 장소와 시기를 고민하겠다. 알몸 말춤이 단속 대상이 되더라도 약속은 꼭 지키겠다"고 밝혔다.
부산에서 '교수와 여제자2'에 출연 중인 엄다혜(35) 또한 "투표율이 75%를 넘으면 부산 해운대에서 전라로 말춤을 추겠다"고 알몸 공약에 합류했다.
이에 대해 개그맨 김인석(32)은 SNS에 "연예인들 투표 독려 공약들 처음에는 신선하고 멋있었다. 그런데 갈수록 옷 벗기에 나체 댄스까지. 이건 아닌 것 같은데 누구를 위한 공약인지 약속 안 지키셔도 될 것 같아요. 그런거면"이라고 비판했다.
영화배우 류승룡(42)도 18일 영화 '7번방의 선물' 제작발표회에서 "공약은 원래 정치인들이 하는건데 잘 안 지키니까 배우들이 하는 풍토가 됐다"고 꼬집었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