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에 언어영역에서 출제된 문항 유형과 특징을 살펴보자.
'듣기'에서는 전문가의 강연, TV 교양 프로그램, 학생의 발표, 라디오 대담 등 다양한 유형의 담화를 활용해 출제해 언어 사용의 실제성을 강조했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다루는 소재도 창작 국악, 한글 서체의 뿌리와 변천, 원자시계, 청소년 국제 교류 등으로 다양화했다.
'듣기' 1번 문항은 젊은 국악인들이 시도한 창작 국악의 의미를 다룬 강연의 주제를 파악하는 문항이고 2번은 '훈민정음' 해례본에 뿌리를 둔 한글 서체가 '월인석보'에서 어떤 변화를 보였는지 설명한 내용을 정확하게 들었는지 평가하는 문항이며 3번은 원자시계에 관한 학생의 발표를 듣고 세부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문항이다.
그리고 4번과 5번에서는 청소년 국제 교류 현황과 정책에 대한 라디오 대담을 듣고 대담 내용의 흐름을 정확하게 메모해 들었는지 대담 진행자의 말하기 방식의 특징을 적절하게 판단할 수 있는지 각각 평가하고자 했다.
'쓰기'에서는 실제적인 글쓰기 상황에서의 논리성과 창의성을 강조했다. 쓰기 능력과 관련된 사고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계획하기, 내용 생성하기, 조직하기, 표현하기, 고쳐쓰기 등 쓰기의 전 과정이 고루 분포될 수 있도록 문항을 안배했다.
쓰기 6번 문항은 목재 연결 기술을 설명한 글에 착안해 조직의 화합을 주제로 한 글의 내용을 생성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문항이고 7번은 '수돗물 누수 문제와 해결 방안'에 관한 글을 쓰기 위해 수집한 자료의 활용 방안을 평가하는 문항이다. 8번은 예상 독자와 글의 목적이 달라짐에 따라 기존 개요를 새롭게 수정하고 구체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평가하는 문항이다. 9번은 글의 초고를 전체, 문단, 단어 등의 수준에서 적절하게 고칠 수 있는지를 평가했으며 10번은 조건에 맞게 홍보 문구를 작성할 수 있는지 평가했다.
'어휘·어법'에서는 국어 지식의 단순한 이해보다는 국어 지식의 적용과 탐구 능력을 평가하고자 했다. 정확한 언어 구사를 바탕으로 한 언어 규칙의 발견을 강조했으며 언어 사용에서의 탐구 결과가 실제 언어생활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
'비문학 읽기'에서 ▲포퍼의 '반증론'을 다룬 인문 지문 ▲공적 연금제도에 대한 다양한 입장을 다룬 사회 지문 ▲이상 기체와 실제 기체의 상태 방정식을 다룬 과학 지문 ▲음성인식 기술의 원리를 다룬 기술 지문 ▲영화와 만화의 차이를 다룬 예술 지문 ▲어미의 특징을 다룬 언어 지문을 선정했다.
이들 지문은 EBS 수능 연계 교재 및 교과서의 관련 지문에서 선정했다. 각 지문별 문항에서는 내용을 사실적으로 이해하고 추론, 비판하며 창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지를 평가했다.
특히 이번 출제에서는 지문에 대해 이해한 내용을 다른 상황에 적용해 심화하고 확장시키는 능력을 평가하는 문항들을 중점적으로 출제했다. 예를 들어 25번, 29번, 37번, 39번, 43번은 지문의 내용은 사실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문항으로 지문에서 관련 정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찾을 수 있으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항이다.
그러나 글에 전개된 내용 및 논지를 바탕으로 새로운 정보나 내용을 추론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22번, 40번, 45번과 지문에 제시된 내용을 비판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 및 개념이나 원리를 구체적 상황에 창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23번, 27번, 31번, 41번, 44번 문항은 한층 심화된 읽기 능력을 필요로 한다.
'문학 읽기'에서는 교과서에서 다룬 작품과 EBS 수능 방송 및 교재에서 다룬 작품을 적절하게 안배해 출제함으로써 작품에 대한 실제적인 문학 능력을 평가하고자 했다.
현대시 지문으로는 '폭포(김수영)', '살아 있는 것은 흔들리면서-순례11'(오규원), '마음은 고향6-초설'(이시영)을 선정했다. 현대소설은 '천변풍경'(박태원)을, 고전소설은 '금방울전'(작자 미상), 고전시가와 수필을 엮은 복합지문으로는 '성산별곡(정철)'과 '독자왕유희유오영'(권섭), '신록예찬'(이양하)를 선정해 출제했다.
각 지문별 문항을 통해서는 학생들이 문학 작품을 읽을 때 자세하고 꼼꼼한 읽기를 바탕으로 해당 작품에 대해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14번, 18번, 19번, 34번, 35번, 47번, 48번은 작품에 대한 꼼꼼한 읽기를 중시한 문항이다. 17번, 32번, 46번은 작품 전체에 대한 종합적이고 비판적인 감상을 강조한 문항이다. 15번, 20번, 33번, 49번은 다른 자료와 관련해 작품의 내용 및 특성을 심층적으로 파악하는 능력을 평가했다.
수능 출제본부는 "언어영역은 만점자 1%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쉽게 출제했다"며 "다만 문항 수준에서 쉬운 문항과 어려운 문항을 적절히 안배해 변별력을 갖추도록 했다"고 말했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