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4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38라운드 수원과의 '슈퍼매치' 홈경기에서 후반 40분 터진 정조국의 동점골에 힘입어 1-1 무승부를 거뒀다.
지난 2010년 8월28일부터 장장 2년3개월을 이어온 수원전 7연패(FA컵 포함)였다. 지난해 12월 서울의 지휘봉을 잡은 최 감독은 지금까지 수원을 만나 단 한 번도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꾸준히 리그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서도 수원만 만나면 힘을 못 쓰는 안타까운 경기들을 바라보며 최 감독의 부담감은 점점 커져만 갔다.
최 감독은 "수원과의 일전은 올 시즌 우승으로 가기 위해 우리가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승부처였다"며 "하지만 그동안의 연패가 나와 우리 선수들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고 솔직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나와 선수들 모두 힘든 한 해를 보냈지만 올 시즌은 우리에게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며 "마지막 슈퍼매치에서 우리가 만족할 만한 승점을 확보를 했고 연패까지 끊을 수 있어서 마음의 짐을 조금 덜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도 쉽지 않았다. 전반 23분 선제골을 내준 뒤 한동안 끌려 다니던 수원은 양상민(수원)의 퇴장으로 반전의 계기를 맞았다.
기회는 많았으나 좀처럼 골문을 열지 못하는 상황에서 해결사로 떠오른 선수는 그동안 최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정조국이었다.
최 감독은 "정조국은 나를 많이 속였다. 컨디션이 좋을 듯 하다 안 좋고, 안 좋을 듯 하다가 좋았다"며 "하지만 큰 경기에서 정조국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마음고생이 심했던 정조국이 동점을 넣어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 감독은 경기 중간 정조국의 투입을 한 차례 지연시켰다. 애제자 몰리나에 대한 배려 때문이었다.
최 감독은 "몰리나가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어하는 간절한 바람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플레이에 조급함이 보였고 팀을 위해 교체를 생각했다"며 "그런 상황에서 프리킥 찬스를 맞았고 (몰리나가 자신 있어 하는 상황이었기에)몇 분의 기회를 더 줬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이날 1명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대등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던 윤성효(50) 수원 감독은 연패에서 탈출한 서울에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윤 감독은 "오늘 게임은 슈퍼매치에 걸맞는 좋은 경기였다"며 "서울이 7경기 만에 골을 넣고 연패에서 탈출한 것에 대해 축하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감독은 "무승부 경기였지만 우리는 1명 부족한 상황에서도 경기를 잘 풀어나갔다"며 "경기 내용면에서는 우리가 승리했다고 본다"고 서울과의 신경전을 이어갔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