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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몸 던져 어린생명 살린 '영웅' 김상현씨
자기 몸 던져 어린생명 살린 '영웅' 김상현씨
  • 나는기자다
  • 승인 2012.11.02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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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자고나니 영웅이 돼 있더라구요. 누구라도 이런 위급한 상황을 목격했다면 당연히 나처럼 몸을 던졌을텐데, 쑥스럽네요"

지난 1일 오전 전북 전주시 동서학동 전주천에서 징검다리를 건너다 상류 보(洑)에서 예고없이 방류하는 바람에 급류에 휩쓸린 유치원생 3명을 구한 김상현(45)씨는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조심스레 꺼내기 시작했다.

전북교육청 소속 순환제 교사인 김씨는 사건이 발생했던 당일 전주 성심여중 학생들과 산책을 하고 있었다.

그 때 "선생님, 아이들이 급류에 떠내려가고 있어요"라는 학생들의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

김씨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의 윗옷을 벗어 던지고 차디찬 전주천으로 몸을 던졌다.

그는 "성심여중에서 야외체육수업을 마친 뒤 산책을 하기위해 전주천으로 나왔다"면서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걷던 중 아이들이 급류에 떠내려 가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구해야 겠다'는 일념으로 앞뒤 가리지 않고 물 속으로 다이빙한 김씨는 마침 떠내려오는 여아 1명을 간신히 붙잡아 시민들이 서성이고 있는 뭍으로 밀어냈다.

그러나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바로 잇따라 아이 2명이 동시에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 오고 있었던 것.

물은 목까지 차올라 중심을 잡기도 힘든 위태로운 상황이었지만 김씨는 당황하지 않고 아이들을 향해 다가갔다. 의식이 남아 있던 아이를 먼저 붙잡은 뒤 나머지 아이도 가까스로 붙들었다.

그러나 천신만고 끝에 아이들을 품에 안았지만 급류 속에서 두명의 아이를 동시에 안고 있자니 두 팔의 힘이 모두 빠지고 탈진 상태가 돼버렸다.

김씨는 "체력소비도 너무 많았고 양팔에 힘이 빠져 도저히 몸을 지탱하기 힘들었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나도)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탈진 직전까지 갔던 김씨는 아이들을 놓칠 수는 없기에 이를 악물고 버텼다. 눈앞에는 세 딸과 가족들이 아른거리고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의 얼굴이 하나 둘 떠올랐다. 가장이자 교사라는 책임감과 정신력으로 거센 물길을 헤치고 간신히 뭍으로 나올 수 있었다.

3명의 아이들을 구한 김씨는 뭍으로 나오자마자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체력은 바닥났고 저체온증이 심각해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실려갔다.

정신을 차리고 나서야 앞니가 부러진 걸 알았다.

김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거울을 봤는 데 온 몸은 상처투성이였고 앞니까지 부러져 있었다"면서 "당시에는 아이들을 구하려고 안간힘을 쓰다보니 그런 상처가 난 것도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상황에서는 나뿐 아니라 누구라도 물에 뛰어들었을 것이다"면서 "아이들이 모두 무사해 정말 다행이고 어디 아픈데 없이 건강하게 잘 자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교사는 전북경찰청에서 소중한 인명을 구한 유공으로 감사표창과 부상을 받았다.【전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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