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가 신인 선수들을 대거 투입하는 여유를 보이고도 전주 KCC를 완파했다.
이상범 감독이 이끄는 KGC인삼공사는 31일 오후 7시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KCC와의 경기에서 주전 선수들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85-65 대승을 거뒀다.
2연승을 질주한 KGC인삼공사는 6승2패로 서울SK와 함께 공동 2위를 마크했다.
이 감독은 "KCC나 우리나 실력은 백지장 차이다. 어느 팀이 더 집중력을 갖고 경기에 임하느냐가 1위와 꼴찌팀의 차이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승부는 생각보다 일찍 갈렸다. 경기 초반 양희종과 이정현의 외곽포가 터지면서 KGC인삼공사가 승기를 잡았고, 찰거머리 같은 전면 강압수비로 KCC의 공격을 틀어막아 1쿼터를 25-9, 16점차로 끝냈다.
KGC인삼공사는 1쿼터에서 벌려놓은 점수차를 경기종료 부저가 울릴때까지 지켜내며 손쉽게 1승을 따냈다.
김태술은 "선수들 모두가 컨디션이 좋았던 것 같다. 초반에 수비가 잘 돼 경기가 쉽게 풀렸다. 선수들이 나태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 감독님이 끝까지 집중하라고 강조하셨다. 그 부분을 선수들이 잘 따라 경기가 쉽게 잘 풀린 것 같다"고 밝혔다.
코트에 투입된 KGC인삼공사의 모든 선수들이 제 몫을 다했다. 쏘는 슛마다 족족 림을 통과했다. 3점 야투율은 50%(20개 중 10개)나 됐다.
특히 김태술(16점 3리바운드)이 탁월한 경기 운용과 정확한 야투율로 KGC인삼공사 승리에 앞장섰다. 3점슛 2개를 모두 성공시킨 것을 포함해 8개의 슛 중 7개를 적중시켰다.
김태술은 "상대가 픽앤롤 수비가 안된 것을 염두해 두고 코트에 나갔다. 슈팅 기회가 많이 날 것이라고 생각해서 자신있게 슛을 던졌다"고 전했다.
KGC인삼공사는 승리를 예감한 듯 2쿼터 종료 7분30초부터 신인 선수들을 대거 투입해 실전 경험을 쌓게 했다. 신인 가드 김윤태(17분 출전·6점)와 이원대(11분 출전·2점), 포워드 김민욱(13분 출전·9점)은 팀 전술에 녹아들기 위해 주력했다.
특히 김민욱은 2쿼터에만 7점을 올리며 김일두가 벤치로 들어간 공백을 완벽히 메웠다.
이 감독은 "김윤태는 스피드와 공을 갖고 하는 움직임이 좋다. 이원대와 함께 지켜보고 있다. 김민욱은 김일두 백업으로 키우는 것이다. 이 선수들을 4~5라운드에서 좀더 출전시키기 위해 지금 3~4분씩 투입시켜 팀 수비전술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이다"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했다.
이 감독은 이어 "(김)민욱이가 대학교때 못 뛰었던 것이 있어서 그런지 굉장히 열심히 한다. 센터다보니 오세근의 조언이 귀에 쏙쏙 박히는 것 같다. 반면 김윤태와 이원대는 이정현과 김태술의 말을 잘 듣는다"며 "내가 지시하는 것보다 선후배들끼리 대화하는 것이 낫다. 젊은 선수들에게는 나보다 선배들이 더 좋은 감독과 코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태술도 후배들을 향한 애정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태술은 김윤태에 대해 "자신있게 적극적으로 하라고 강조한다. 포인트가드는 상대 선수에게 밀리거나 머뭇거려서는 안된다. 나머지 선수들도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며 "수비할 때는 한 번 뚫리더라도 끝까지 따라가서 상대선수의 슛이 어렵게 되도록 하라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윤태는 힘과 재간이 있다. 대학 시절은 못봐서 정확히 모르겠지만 좀 더 공격적인 선수였던 것 같다"며 "그런 부분을 살리려면 적극성을 갖고 자연스레 공격 상황을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무언가 보여주려고 하는 생각이 많은 것 같다"고 충고했다.
이원대에 대해선 "포인트가드보다 슈팅가드 성향이 가깝다. 그래서 혼란이 있는 것 같다. 감독님이 지금 들어가서 20점씩 넣으라고 주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들에게 주어진 것들을 잘 소화한다면 본인이나 팀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후배들이 어려워하는 것 같다는 말에 김태술은 "나는 편하게 후배들을 대하려고 한다. 내 이미지가 많이 차갑다는 소리를 듣는데 후배들도 그런 것 같다. 몽둥이로 좀 때려야 친해질 것 같다"며 웃었다.【안양=뉴시스】